[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이 첨단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인공지능(AI) 관련 시장의 가파른 성장에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엔비디아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이 본격화되는 시점부터 한국의 수출 증가 등 경제효과가 뚜렷해질 공산이 크다.
네덜란드 ING그룹은 22일(현지시각) 보고서에서 “한국 정보통신 업계가 최근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 분야에 인공지능 관련 수혜가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ING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와 메모리반도체 업황 회복이 한국 반도체 수출 증가와 관련 기업의 실적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인공지능 시장 성장이 이끄는 반도체 호황은 최소한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에 주로 쓰이는 HBM 최대 공급사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 엔비디아가 관련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ING는 “SK하이닉스는 3분기부터 최신 규격의 12단 HBM3E 반도체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하반기 한국의 반도체 수출 물량은 더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역시 엔비디아에 HBM 공급을 늘리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엔비디아가 HBM 수급처를 여러 기업으로 다변화하는 것이 물량 확보와 수익성 안정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아직 삼성전자의 HBM3E 반도체에 품질 승인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ING는 이른 시일에 삼성전자도 공급사 목록에 포함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바라봤다.
ING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모두 엔비디아에 HBM 공급을 본격화하더라도 공급 과잉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미국 마이크론도 엔비디아에 HBM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 경쟁사와 비교하면 점유율이 크게 낮은 수준이라 단기간에 영향력을 키우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성장의 수혜는 한국 반도체 기업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ING는 미국 연말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반도체 기업들에 수출 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ING는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아시아 반도체 기업들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남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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