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뉴스1) 신윤하 기자 = 총선 패배를 딛고 대통령 임기 후반기를 함께 이끌어갈 집권여당의 지도부가 23일 선출됐다. 새 당대표로 선출된 한동훈 후보는 친한계 지도부와 함께 최소한의 주도권은 확보했다.
한 대표와 러닝메이트로 뛴 장동혁·진종오 후보가 당선돼 이른바 김옥균 프로젝트는 막을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다만 박정훈 후보의 탈락으로 지도부 과반을 친한계로 채우는 것엔 실패하면서 추후 친윤계 최고위원들이 지도부를 흔들 여지도 남았다. 당연직 최고위원인 원내대표·정책위의장 2인을 포함해 지도부 중 9명 중 5명이 친윤계로 채워졌다.
한동훈 신임 당대표는 23일 62.84%의 득표율로 당대표로 선출됐다. 최고위원으론 김민전·김재원·인요한·장동혁 후보가, 청년 최고위원으론 진종오 후보가 뽑혔다.
이 중 친한계는 장동혁 최고위원과 진종오 청년 최고위원이다. 장 최고위원은 20.61%의 가장 높은 득표율로 수석 최고위원이 됐다. 진 청년 최고위원은 48.34%의 득표로 지도부에 입성하게 됐다.
장 최고위원은 재선 충남 보령·서천 현역 의원으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사무총장을 맡은 대표 ‘친한’이다. 진 청년 최고위원은 사격 국가대표 출신의 초선 비례대표 의원이다.
이로써 한동훈 지도부는 안정적인 구성으로 출범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은 갖췄다. 항간에 떠돌던 김옥균 프로젝트는 최고위원 집단 사퇴로 한동훈 지도체제를 해산한다는 발상이다. 갑신정변 때 김옥균이 삼일천하에 그쳤듯이 한동훈 후보체제를 조기 종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및 청년최고위원 5명 중 4인 이상이 사퇴하면 지도부가 해산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지도부 붕괴를 막기 위해선 선출직 최고위원 중 최소 2명은 한 대표의 ‘우군’이어야 한다.
최고위원 2명을 친한계로 채웠지만 박정훈 후보의 최고위원 탈락으로 친한계가 지도부 과반을 점하지 못한 것은 추후 의결권 등을 고려할 때 아쉬운 대목이다. 현 지도부에선 한 대표 본인과 추후 임명할 지명직 최고위원 1인을 포함해 총 4명이 ‘친한계’다. 최고위는 당연직인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선출직 최고위원 5인, 당대표, 지명직 최고위원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한 대표가 원내 장악력을 위해 당연직 최고위원인 정책위의장을 친한계로 앉힐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정책위의장직 임명은 당대표가 원내대표와의 협의를 거쳐 임명해야 하고 의원총회 추인도 받아야 해서 쉽진 않을 전망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 출신의 친윤(친윤석열계)이다.
한편 현 선출직 최고위원 중 친윤계는 총 3명이다. 김재원·인요한 최고위원 등은 전당대회 레이스에서 원희룡 당대표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지지하는 당대표 후보 등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친윤계로 분류된다.
친윤계 선출직 최고위원 3명과 당연직 위원인 추경호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등 총 5명의 최고위원이 힘을 합칠 경우 한 후보의 당 운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박정훈 후보까지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면 지도부의 과반이 확실히 친한계로 채워졌겠지만 박 후보의 탈락으로 한 대표로선 아쉬운 상황”이라며 “한 대표가 임명권이 있는 정책위의장을 새로 뽑을지가 남은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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