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뉴스1) 박기호 기자 = 총선 참패를 딛고 대통령 임기 후반기를 함께 이끌어갈 집권 여당의 새 지도부가 23일 선출됐다. 후보들 사이 뜨거운 경쟁과 열띤 토론으로 전대는 국민들의 높은 관심 속에 치러졌다. 당에 대한 중도층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당 안팎으로 여러 잡음이 나왔던 탓에 ‘자폭 전대’라는 비판을 받았다. 야권에 공세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동훈 지도부는 앞으로 전당대회 과정에서 생긴 갈등을 치유하고 4·10 총선 참패의 후유증을 극복해 정권 재창출 기반을 다져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범하게 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4차 전대를 열고 한동훈 후보를 당대표로 선출했다. 최고위원에는 김재원·장동혁·인요한·김민전 후보가 당선됐고 청년 최고위원에는 진종오 후보가 뽑혔다.
흥행 측면으로만 이번 전대를 보면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4.10 총선 이후인 지난 4월 19일 처음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4월 16~18일 조사,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에서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은 30%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3월29일)와 비교해 7%포인트(p) 하락했다. 민주당은 31%, 조국혁신당은 14%였다.
총선 직후 민주당에도 정당 지지율이 밀렸지만 이번 전대를 앞두고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도는 35%였다. 민주당(27%)과는 총선 이후 지지율 격차가 최대치로 벌어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실시, 22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 조사(자동응답 전화(ARS) 조사 방식)에서도 국민의힘은 전주(38.0%) 대비 4.1%p 상승한 42.1%였다. 민주당은 33.2%로 양당 간 격차는 8.9%p였다. 지난해 전대보다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 당내선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는 톡톡히 본 셈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전대는 야권에 공세의 빌미를 스스로 제공하는 실책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을 겨냥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당내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고 조국혁신당은 국가수사본부에 한동훈 댓글 팀 의혹을 고발했다.
전대 과정에서 불거진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에서 댓글팀 의혹 논란이 일었다. 김 여사가 총선 당시 한 위원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뒤늦게 공개됐고 내용 중 ‘댓글팀’이 언급됐다. 이후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한 후보의 댓글 팀 의혹을 폭로했다.
한 후보가 과거 나 후보가 자신에게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를 요청한 사실을 폭로한 일 역시 야권이 단단히 노리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범죄 집단의 자백쇼를 보는 것 같다”며 “제가 법무부 장관 시절 여당 의원의 공소 취소를 부탁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겠느냐”고 했다. 조국혁신당은 빠른 시일 내에 국민의힘 전대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에 대한 고발을 준비하고 있다.
신임 한동훈 대표는 전대 과정에서 스스로 폭로한 패스트트랙 공소취소 청탁 문제를 비롯해 상대후보와 벌였던 폭로전을 매듭짓는 것이 1차 과제다.
대승적 차원에서 당내 화합을 이끌어내기 위해 한 대표의 전향적인 사과와 후보들간 화합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당내 단합을 다진 뒤에는 야당의 특검·고발 공세를 막아내야 한다. 김건희 여사 사과 문자 폭로, 댓글팀 운영 의혹, 패스트트랙 사건 등은 야권에서 모두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는 사안이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관계설정도 최대 과제로 안고 있다. 전당대회를 거치는 동안 윤-한 갈등은 정점에 달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 아니냐는 우려까지지 제기된다. 한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이 축사에서 언급한 당정화합의 메시지를 받아 안아 합리적인 당정 관계 형성을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착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 활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