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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더리움ETF 거래 시작…한국은 ‘전부 불허’ 고수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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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를 승인했다. 다만 국내 금융당국은 여전히 가상자산 현물 ETF의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22일(현지시각) SEC는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가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심사요청서(19B-4)를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ETF출시를 신청한 자산운용사는 블랙록, 피델리티, 그레이 스케일, 반에크, 프랭클린 템플턴, 비트와이즈, 21셰어즈, 인베스코 등 8개 회사로, 23일부터 최소 2개사의 상품이 거래될 예정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이더리움 현물 ETF는 낮은 수수료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그레이스케일 이더리움 트러스트를 제외한 모든 이더리움 현물 ETF는 0.15~0.25%의 기본 수수료를 제공할 예정이며, 최소 5개 발행사는 초반 수수료를 전액 면제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현물 ETF의 거래가 올해 중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오기도 했으나, 예상보다도 빠르게 최종 승인이 이뤄졌다고 평가한다. 앞서 SEC는 지난 5월 이더리움 현물 ETF의 상장을 위한 심사요청서를 승인한 바 있다. 

당초 SEC는 현물 ETF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더리움이 스테이킹을 통해 연간 3%가량의 이자소득을 얻을 수 있는 ‘증권’에 해당해 등록되지 않은 불법 상품이라는 지적이다. 

SEC의 우려에 현물 ETF 신청 기업들은 승인 과정에서 스테이킹 과정을 전면 배제했다. 이번에 출시된 상품들은 스테이킹을 할 수 없는 형태다. 다만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은 “스테이킹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해, 추후 해당 기능이 허용될 가능성 역시 남아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가상자산 시장에 친화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더리움 역시 수혜를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SEC의 이번 승인은 조 바이든 미국 전 대통령이 재선 포기를 밝힌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이더리움 현물 ETF의 등장으로 가상자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크게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두 자산의 시가총액은 전체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는 첫 6개월간 약 50억달러(7조원)의 자금 순유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더리움 현물 ETF유입량은 비트코인 현물 ETF로 몰린 자금의 약 30%수준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비트코인 현물 ETF와 마찬가지로 매매가 불가능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자 피해와 전통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지난 22일 인사청문회에서 “미국에서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를 허용하면서 국내에서도 이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그러나 금융시장의 안정성, 금융회사의 건전성 및 투자자 보호 측면, 글로벌 동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간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현물 ETF에 대해 관련 법이 부재하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 의견을 내왔다. 지난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됐으나, 투자자 보호와 관련된 내용만을 담은 1단계 입법이라는 한계를 지닌다. 이에 국내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와 계좌 개설등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단계 입법이 조속히 입법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이와 관련해 “(이용자보호법 2단계 입법은)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추가 입법 내용 및 시기와 관련한 사항은 관계 부처 및 국회와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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