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온라인 유통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C-커머스(차이나 커머스)가 최근 힘이 빠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앞서 업계를 뒤흔들 것이란 전망과는 달리 각종 이슈들을 불러일으키며, 이미 ‘지는 꽃’ 이른바 ‘낙화유수(落花流水)’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발 제품들은 ‘초저가’를 내세워 고물가의 틈을 공략했으나, 이용자 수 유치에 제동이 걸리면서 결제추정액도 정체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국내 시장 침투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이들의 결제추정액은 최근까지도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C-커머스 선두주자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지난 2분기(4∼6월) 기준 1인당 결제추정액은 각각 3만4547원, 711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각각 3만3622원, 4451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알리는 2.8%, 테무는 59.7% 늘어났지만, 여전히 업계 내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반면 동기간 인당 결제추정액이 가장 많았던 업체는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플랫폼 G마켓(지마켓)·옥션으로, 16만7202원을 기록했다. 꼴찌를 기록한 테무(7110원)의 1인당 결제추정액은 G마켓·옥션의 약 4% 수준에 불과했다.
이어 티몬이 16만3754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론 쿠팡(14만1867원), SSG닷컴(쓱닷컴)·이마트몰·신세계몰(13만1393원), 11번가(8만2829원), 위메프(7만6267원) 순이었다.
한편 1인당 결제추정액은 플랫폼별 전체 결제추정액을 활성 이용자 수로 나눈 값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충성도 높은 고객의 구매 활동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특히 중국 이커머스는 그간 ‘초저가’를 내세운 마케팅을 시전해왔다. 이른바 ‘박리다매(薄利多賣)’를 공략한 것이지만, 최근 각종 이슈들로 인해 충성고객 확보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3월엔 알리익스프레스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약 887만 명인 것으로 집계됐으나, 지난달엔 837만명으로 최고치(3월)과 비교해 5.6% 가량 하락했다.
테무 역시 지난 3월엔 829만 명으로 MAU가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지난 4~5월 잇따라 하락세를 보이고, 지난달엔 소폭 상승했으나 이마저도 823만 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부 국내 유통업계에선 C-커머스의 기세가 꺾인 이유로 안전 및 품질 문제를 꼽았다. 지속적인 이슈가 불거지면서, 이들 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바닥을 쳤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3일 <녹색경제신문>에 “초저가에 다채로운 제품들이 쏟아지면서 소비자 관심을 끌기엔 충분했지만 관심이 신뢰로 이어지는덴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제품에 대한 신뢰가 되지 않으면 소비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신뢰 회복을 전제하지 않는다면 이후 성장에도 분명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이 전국 만 18세 이상 소비자 가운데 최근 1년 이내에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을 이용한 경험이 이는 소비자 500명을 온라인으로 설문한 결과 이들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변한 소비자 중 64.4%가 그 이유로 상품 품질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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