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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스프레드 축소의 역설…녹록지 않은 하반기 채권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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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별 신용 스프레드 추이./출처=금융투자협회 자료 재가공

채권별 신용 스프레드 추이./출처=금융투자협회 자료 재가공

채권별 신용 스프레드 추이./출처=금융투자협회 자료 재가공

신용 스프레드 축소의 역설…녹록지 않은 하반기 채권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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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채권 신용 스프레드가 급격히 축소되면서 추가 하락 여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우호적인 크레딧 환경에 힘입어 자금조달에 열을 올렸던 기업들도 눈치를 보고 있다. 롯데건설 등 비우량채에 대한 우려를 확인한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이 지속되고 있는 저축은행과 캐피탈사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메자닌 포함) 규모는 27조6332억원이다. 여전채(37조9589억원)까지 고려하면 65조5921억원에 달한다.

한편, 회사채 스프레드(AA- 3년)와 여전채 스프레드(AA- 3년)는 작년말부터 빠르게 축소됐다. 특히 여전채 스프레드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회사채 스프레드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통상 신용 스프레드 하락은 채권 시장에 전반에 대한 우호적 환경, 즉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뜻이다. 경제가 나아질 것이란 전망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올해 상반기 우량채(AA급 이상) 발행 축소가 상대적으로 비우량채(A급 이하)와 여전채 시장 강세를 부추겼다. 실제로 AA급 이상 회사채 발행은 최근 5년 상반기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대적 수요 우위로 채권 시장이 강세를 보인 것이다.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 공사채, 은행채 등 초우량물 규모는 235조7033억원이다. 공사 등은 정부 정책 지원, 은행들은 자본확충 이슈 등으로 자금조달 필요성이 높은 상황이다. 수급적으로 일반 회사채나 여전채는 발행시장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채권 만기별 신용 스프레드./출처=금융투자협회

채권 만기별 신용 스프레드./출처=금융투자협회

안심할 수 없는 비우량채…PF 부실 우려 여전

채권 등급별로 보면 여전채는 우량채와 비우량채의 신용스프레드가 큰 편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 등으로 자금조달이 시급한 가운데 신용등급이 낮은 여전사들은 조달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카드사는 대부분 AA급이지만 캐피탈사 중에서는 메리츠캐피탈, 롯데캐피탈, 아이엠캐피탈, 키움캐피탈, 한국투자캐피탈, 애큐온캐피탈 등이 A급에 속한다. 그룹 계열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이 역시 완벽한 탈출구는 아니다.

대부분 비우량등급에 속하는 저축은행도 안전하지 않다. 저축은행은 투기등급(BB급 이하)으로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핵심 자금조달원 중 하나인 퇴직연금을 판매할 수 없다. BBB급에는 다올저축은행, 예가람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오에스비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유안타저축은행 등이 있다. 이중 페퍼저축은행은 ‘BBB-, 부정적’ 신용등급을 받고 있어 가장 우려된다.

회사채 시장 또한 비우량채를 중심으로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 롯데건설(A+, 부정적)은 지난 19일 15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에 도전했으나 총 770억원 수요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PF 우려 속 선방했다는 평이 나오지만 여전히 시장은 관련 리스크를 경계하는 셈이다.

반면 비우량채에 속하는 두산그룹 계열사들은 올해 회사채 발행 결과 흥행에 성공했다. 비우량등급 내에서도 현금흐름 개선 여부에 따라 방향이 갈리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 채권운용역은 “신용 스프레드 축소가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 고금리 채권 선호 등으로 상당히 빠르게 진행됐다”며 “절대 금리 기준으로 보면 비우량채가 매력이 높지만 금리가 높은 기업일수록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PF 리스크 등이 끝나지 않은 만큼 하반기 비우량채를 중심으로 한 수급 양극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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