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포천고속고도로의 한강횡단 교량 명칭을 연말 준공 시점까지 결정하지 못하면 이용자들에게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교량 명칭을 놓고 수년째 갈등을 빚고 있는 두 지자체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교통안내 표지판 등 도로시설물을 제대로 설치하지 못하는 상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토지리정보원은 지난 18일 국가지명위원회를 열고 33번째 한강교량에 대한 경기 구리, 서울 강동 간 경계지명 개정안을 놓고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구리시와 강동구가 명칭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위원회는 결정을 다음 회의로 미뤘다.
이날 위원회는 두 지자체에 합의된 명칭을 가져올 것을 주문했다. 합의된 명칭이 안건으로 올라오면 다음 회의를 열어 다리 이름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두 지자체가 수년 동안 다리 명칭을 놓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만간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강을 횡단하는 길이 2km의 해당 교량 준공이 마침내 연말로 다가왔지만 구리시와 강동구 두 지자체는 ‘구리대교’와 ‘고덕대교’ 교량 명칭을 고수하며 아직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구리대교를 주장하는 구리시는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한강 교량의 명칭이 ‘강동대교’라는 점을 주요 이유로 내세운다. 강동대교와 1㎞ 정도 떨어진 해당 교량 명칭을 고덕대교로 결정하면 모두 서울지역의 이름을 따게 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또 새로 짓는 다리가 행정구역상 87% 이상 구리에 걸쳐 있는 점도 강조한다.
강동구도 비슷한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강동구는 해당 교량 1.5㎞ 안팎에 ‘구리암사대교’가 있어 구리대교라고 명명하면 이용자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고덕동이 교량 설계 시작점이었고 공사 시행 초기부터 명칭을 ‘고덕대교’로 사용해 온 점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같이 다툼이 있는 안건이 국가지명위원회에 상정되면 일반적으로 합의를 유도하는 중재를 한다. 하지만 이해관계자들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도 위원회가 일방적으로 명칭을 결정할 수도 없다는 게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당장 위원회가 명칭 심의, 의결절차를 밟는다고 해도 이에 대해 이의가 있으면 재심 청구가 가능해 또다시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만약 두 지자체가 교량 명칭에 대한 합의에 실패하면 연말 해당 구간을 개통해도 도로표지판 등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는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심지어는 대형사고까지 이어지는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한강교량 명칭 분쟁이 처음으로 국가지명위원회까지 올라오면서 제3의 명칭으로 제정되는 것 아니냐라는 전망도 나온다. 합의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두 지자체가 원하는 이름의 한 글자씩을 따거나 완전히 새로운 이름이 지어내는 것이라는 일부 지자체 관계자들의 전망도 나온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두 지자체가 최대한 명칭에 합의하길 바란다”면서 “만약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자체 바람과 달리 해당 교량은 ‘제3의 명칭’을 갖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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