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직원들의 성과급 비중을 낮추기 위한 법률 검토를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모비스는 통상 현대차·기아와 똑같이 성과급 비율을 책정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국내 법무법인(로펌)에 성과급 비율 조정에 대한 자문을 맡겼다. 해당 사안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그간 현대차와 같은 수준으로 지급하던 성과급을 낮추는 것이 위법한지에 대해 로펌으로부터 법률 검토를 받았다”고 말했다. 요청을 받았던 로펌 중 한 곳은 성과급 비율을 낮출 수 없다는 의견을, 다른 한 곳은 가능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현대모비스 직원은 현대차와 같은 수준의 성과급을 받아왔다. 지난 2000년 현대차와 현대정공 등이 합병하면서 현대모비스가 탄생했는데, 일부 직원이 현대모비스로 옮겨갔다. 당시 노동조합은 이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2사 1노조 원칙을 세웠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현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현대모비스 위원회로 돼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성과가 많은 곳에 더 많은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냈으니 (성과급을) 더 주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약 422만대를 판매했고 차량 부문에서 130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조1269억원이었다.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59조2544억원, 영업이익은 2조2953억원이었다.
올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임금협상은 비슷한 수준으로 마무리됐다.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11만2000원 인상, 성과급 500%+1800만원, 주식 25주(약 640만원)에 합의했다. 현대모비스는 기본급 11만2000원 인상, 성과급 500%+1520만원, 주식 36주(약 800만원)를 지급하기로 노조와 잠정 합의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과정에서 성과급 비중을 낮추려는 시도가 없었다. 현대모비스 노조 관계자는 “통상 현대차의 1차 협상이 이뤄지면 현대모비스도 1차 (협상안을) 제시해왔다”며 “올해 1차 협상 과정에서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성과급 비율을 낮추기 위한 자문을 실시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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