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강성기 기자]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註)>
“우리 사회는 현재 상태로라면 지속가능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도 NGO나 연구자들도 지속가능한 미래로의 전환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서정주 한국에자이 이사는 “과거 사회에서는 기업에 자선이나 기부를 기대했지만 이제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건강과 관련해서 질병을 치료한다고 해도 사회가 건강한 환경이 아니면 다시 아프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에자이는 기업사회혁신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포용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변화를 위해 돌봄리빙랩네트워크를 구축하고 6개의 돌봄리빙랩과 함께 하고 있다.
먼저 치매 리빙랩 ‘D-LAB’은 총 8개 기관이 협력하고 있는 리빙랩으로, 치매가 있어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매월 디카페(D-Cafe)를 운영하고 있다. 리빙랩은 생활실험실이란 뜻으로, 주민이 주도적으로 생활 속 문제를 발견, 해결책을 설계하여 직접 문제해결지 해나가는 사회혁신 정책을 뜻한다. 디카페는 치매환자 혹은 가족이나 지인들이 모일 수 있는 지역 거점으로 서로 연결되고 지지할 수 있는 곳이다.
“이러한 디카페가 전국에 확산될 수 있도록 실험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운영 중이에요.” 서 이사는 “추후 좀 더 연구하고 국내에 적합한 방식을 고민해서 정책제안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한다.
이 외에도 65세 미만에서 치매가 발병하는 초로기치매인 사람들의 사회참여를 위한 프로젝트, 치매가족자조모임 운영 매뉴얼 공동개발, 경도인지장애인들을 위한 훌라댄스 프로그램 개발·효과성연구·확산 활동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에필랩’은 뇌전증 리빙랩으로, 뇌전증 당사자와 가족 그리고 뇌전증에 관심있는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뇌전증과 관련된 일상의 이슈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2023년에는 서울, 대구, 칠곡, 창원 그리고 제주에서 활동이 진행됐다. 제주의 경우, 제주의 뇌전증 치료환경의 열악함을 알리기 위해 뇌전증 치료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문제를 구체화한 리포트를 제작해서 배포했다. 이후 해당 리포트가 도의회에도 전해져서 뇌전증을 중심으로 <제주도 장애인 의료서비스 체계 구축 및 건강권 보장을 위한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한국에자이는 이 외에도 암경험자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로의 변화를 만드는 암생존자 리빙랩 ‘온랩’, 마을 주민들의 돌봄역량을 강화하여 돌봄마을로의 전환을 지향하고 있는 ‘돌봄성미산 마을돌봄 리빙랩’ 등과 함께하고 있다.
에자이는 환자와 가족, 시민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의미의 hhc(human health care) 인간중심헬스케어 기업철학을 가지고 있다. 에자이의 기업철학로고는 역사적인 의료사회혁신가 나이팅게일의 서체가 반영되어 있다. 전 세계 1만여명의 직원들은 근무시간의 1%를 현장에서 환자와 가족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 보내며 기업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한국에자이는 hhc 기업철학을 담아내어 당사자 공감을 바탕으로 여러 영역의 전문가와 문제해결을 위한 솔루션을 공동 창출하는 혁신활동인 혁신아카데미(HIA)를 2023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HIA는 사람들을 연결화고 협력과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혁신가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혁신플랫폼을 지향한다.
지난해에는 3개의 현장기관(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노원구 치매안심센터, 마포희망나눔)과 협력하여 와상장애인의 안전한 주거환경 구축, 초로기치매환자의 사회참여 확산, 어르신을 위한 마을 쉼터 조성을 주제로 활동하면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냈다.
올해는 ‘돌봄친화기술과 인지건강친화사회’를 주제로 진행하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그 동안 도출한 솔루션을 발표하는 성과공유회를 가졌다.
◇ 서정주 한국에자이 이사 약력
-알토대 MBA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
-한국에자이 HR(전)
-커뮤니티매핑센터 사무국장(전)
-한국에자이 기업사회혁신(현)
-한국리빙랩네트워크 돌봄전환 PD(현)
다음은 서정주 한국에자이 이사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ESG 인터뷰] 서정주 한국에자이 이사
Q. 최근 한국에자이가 대학・민간과 손잡고 ‘지속가능한 ESG 리더과정’ 8기를 진행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교육인지요.
서정주 : ‘지속가능한 ESG 리더과정’은 지속가능성과 사회혁신에 관심이 있는 한양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기업의 ESG 전략을 탐색하고 돌봄현장과의 공감을 기반으로 술루션을 도출하고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하는 과정입니다.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사회문제를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해결하는 사회인으로서의 역량이 강화되기를 기대하고 기획했습니다.
Q. ‘지속가능한 ESG 리더과정’ 교육 컬리큘럼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요.
서정주 : 총 5회 교육으로 구성됐는데, 1회는 한국리빙랩네트워크 송위진 정책위원장(과학기술 사회혁신과 사회문제 해결 방법론으로서의 리빙랩)의 강의에 이어 한국에자이 서정주 기업사회혁신 이사(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한국에자이의 ESG 실천을 위한 리빙랩 전략) 그리고 공생 민노아 대표(돌봄친화기술 적용 사례)의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2회는 성미산 마을 현장으로 가서 마을 탐방과 더불어 실제 마을에서 거주하는 마을주민들과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3회는 지식창조이론의 대가 노나카 이쿠지로의 SECI이론에 기반한 워크숍을 진행했으며 4회는 프로토타입을 디자인했습니다. 마지막 5회는 다시 마을 현장으로 가서 프로토타입을 공유하고 마을 주민들과 전문가의 피드백을 받는 프로토타입 공유회를 진행했습니다.
Q. ‘지속가능한 ESG 리더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서정주 : 지역사회 청년들에게 초고령 사회라는 사회 이슈에 대해 알려주고 최종 사용자와 솔루션을 공동 창조하는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현장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적용 사례 실습을 통해 우리 사회 젊은이들의 파트너십과 문제해결 역량을 강화하고자 했습니다. 학생들이 학교라는 울타리 밖으로 나와 현장을 경험하고 기업의 사회문제 접근방식을 익히면서 사회 문제 해결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Q. 한국에자이는 ‘색다른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ESG 경영을 통해 내부 변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한국에자이는 사회문제에 직접 뛰어들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있다면?
서정주 : 한국에자이 또한 ESG를 실천하기 위해 내부 경영에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기업으로서 ‘환자와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이 최대치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한다’는 비전 아래 다양한 접근으로 건강과 관련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 세계 에자이의 모든 직원은 근무시간의 1%를 환자 및 시민들과 공감(Socialization)하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시민들이 느끼는 건강에 대한 우려와 건강격차를 줄이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활동을 바탕으로 당사자의 니즈를 발굴하여 솔루션으로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예시로 갑상선암 환자들을 위한 요오드제한식인 <맛있저요>가 있습니다. 갑상선암에 걸린 직원의 제안으로 환자들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외부 파트너기업과 협력하여 밀키트를 개발한 거죠. <맛있저요>는 현재 잇마플이라는 기업을 통해서 판매 중에 있고 구매자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합니다.
Q. 한국에자이의 ESG경영은 어떤 식으로 추진되고 있는지요?
서정주 : 글로벌 에자이의 ESG경영에 맞추어 환경, 사회, 거버넌스적으로 기업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더 나아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먼저 에자이는 hhc(human health care)기업으로서 사회선(Social Good) 달성과 글로벌하게 환경을 보호하는 것을 기업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자이 내부에서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그룹을 구성해서 의약품 폐기나 의약품 용기 재활용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에자이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를 강조하면서 회사 내부에서 관련 교육이나 세미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장애가 있는 직원을 선발해서 직무를 공동디자인 하는 등 포용적인 일터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거버넌스 측면으로는 Compliance(준법 경영) 기능이 매우 강화되어 있고, 매년 분기별 직원 교육과 위기관리를 통해 사회적 기대에 상응하는 경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Q. ‘2023 K-ESG 경영대상’ 사회 ESG 대상을 수상했는데, 대상을 수상하게 된 배경은?
서정주 : 한국에자이는 ‘나를 있게 하는 우리‘라는 의미를 가진 ’나우네트워크‘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러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나이가 들어도 장애나 질병이 있어도 나답게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적 자본을 구축하는 활동으로 지난 10년간 지속해 왔습니다.
포용적인 지역사회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문뮤지션 및 관련 기관들과 협력하여 장애인, 암경험자, 뇌전증 가족, 경도인지장애 어르신 그리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노래를 공동 창작해 왔습니다. 이러한 문화예술 사회혁신 활동이 바탕이 되어 돌봄리빙랩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현재는 돌봄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요, 이런 것을 인정받아 대상을 수상하게 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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