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최근 대장 수면 내시경 등 건강검진을 받았다. 그런데 잠에서 깨고 보니 대장에 용종이 발견돼 이를 떼어냈으니, 용종 제거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주부 B씨는 감기 증상이 심해 병원에 방문했는데, 독감이 의심된다며 검사를 받아보라는 의사의 권유를 받았다. 하지만 독감 검사 비용이 다소 부담돼 망설여졌다. 독감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 검사 비용을 낭비하기 때문이다. 문득 B씨는 실손보험으로 검사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두 사람 중 실손보험으로 검사비를 보장받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정답은 B씨다. 실손보험은 B씨처럼 의사 소견에 따라 진행된 건강검진 등은 검사비를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은 상해·질병으로 가입자가 실제 부담한 검사비, 진찰료, 입원·통원 치료비를 보장해 준다. 그런데 이 중 검사비는 ‘치료 목적’으로 한정된다.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스스로 검사를 받거나, 해외여행 전 사전 질병검사 등은 ‘예방 목적’이기 때문에 실손보험이 보상해주지 않는다.
A씨와 같이 의사 소견 없이 스스로 수면 내시경을 선택했을 때는 예방 목적이라 보상이 불가능하다. 다만, 검사 과정에서 용종을 제거한 것은 검사가 아닌 ‘치료’로 분류되기 때문에 보상 대상이다. 결국 A씨는 수면 내시경 검사 비용은 자비로 부담하되, 용종 제거 비용은 실손보험으로 해결할 수 있다.
B씨는 의사의 ‘독감이 의심된다’는 소견에 따라 독감 검사를 받았기 때문에 A씨와 달리 실손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만일 B씨가 ‘가족이 독감에 걸려 나도 불안하다’는 이유로 의심증상이나 의사 권유 없이 독감 검사를 받았다면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유행했을 때를 떠올리면 판단하기 쉽다. 당시 유전자증폭검사(PCR)는 20만원 안팎의 고가였는데, 의심증상으로 병원을 찾아 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에 따라 검사를 받으면 확진 여부와 관계없이 실손보험으로 보장이 됐다. 반면 단순히 불안하다는 이유로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았다면 비용 전액을 직접 부담하는 게 원칙이었다.
신체에 종양이 생기거나, 암 수술 이후 정기적으로 추적관찰이 필요한 경우는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이 경우에도 실손보험 보장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추적관찰 등은 질병이 다시 발생하는지 살펴보는 예방 목적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보험에선 치료 목적의 검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착각하기 쉬운 수면무호흡증 검사 비용도 실손보험으로 해결 가능하다. 수면무호흡증은 코골이와 비슷하지만, 엄연한 질병이다. 의사가 수면무호흡증인지 단순 코골이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소견에 따라 검사를 받았다면, 수면무호흡증이 아닌 것으로 판명돼도 검사 비용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손해사정사 무료선임 서비스 ‘올받음’을 운영하는 어슈런스의 염선무 대표는 “의사 소견에 따른 질병 검사 목적으로 진행된 검사비는 실손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라며 “정기적인 건강검진 등 예방 목적의 검사비는 보상되지 않는다는 점만 기억하면 된다”라고 전했다.
☞올받음은
손해사정사와 상담·업무의뢰를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어슈런스가 운영하고 있다. ‘실손보험 손해사정사 선임권’ 서비스를 운영하며 실손보험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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