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준법감시위원회는 전날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정기회의를 열고 한경협 회비 납부를 정식 안건으로 논의 했지만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회의 직후 취재진에게 “한경협이 인적·물적 구성에서 과연 정격유착 고리를 끊었는지에 대해 준감위 위원들의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한경협 스스로가 검토해 봐야 할 문제”라며 “준감위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지, 시스템적으로 가능한지 검토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은 앞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직후 한경협의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탈퇴한 바 있다. 지난해 4대 그룹을 회원사로 둔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한경협에 흡수 통합되면서 4대 그룹은 형식상 한경협에 재합류했으나 회비 납부는 미뤄왔다.
한경협이 올해 3월 말∼4월 초 4대 그룹을 포함한 420여개 회원사에 회비 납부 공문을 발송하면서 4대 그룹의 결정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돼 왔다.
삼성과는 달리 현대차그룹은 이달 초 한경협에 회비를 냈다. 현대차그룹 내 한경협 회원사는 현대차와 기아, 현대건설,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총 5곳이다.
현대차그룹은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한경협 회비를 납부한 그룹이 됐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해 5월 한경협(당시 전경련)이 대국민 소통 강화 프로젝트이 일환으로 MZ세대와의 대화를 추진할 당시 정의선 회장이 재계 총수 중 1호 인사로 참여, 협회의 쇄신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이 납부한 회비는 한경협이 요청한 35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4대 그룹이 속한 제1그룹의 연회비는 각 35억원이다.
SK그룹도 이르면 이달 중으로 회비 납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의 한경협 회원사는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4곳이다.
LG그룹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는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현대차 그룹의 회비 납부를 시작으로 조만간 다른 그룹의 회비 납부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4대그룹 회비 납부와 관련해 “시간은 걸리겠지만 좀 기다리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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