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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폭스바겐이 리비안에 투자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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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그룹은 디자인과 기술 혁신, 역사, 스토리로 강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면서 글로벌 판매 1위 자리를 유지해 왔다. 배출 가스 규제가 강화되면서 하이브리드를 앞세운 도요타와의 기술 싸움에서 클린 디젤 엔진으로 맞섰지만 소프트웨어 조작으로 드러났다.

이 디젤 스캔들로 320억 유로 이상의 벌금과 고객 화해금을 지급해야 했고 브랜드 이미지는 실추됐다. 도요타와 현대차 등에 가로막혀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할 수 없다고 판단한 폭스바겐은 전기차로의 시프트와 소프트웨어 기술에 중점을 뒀다.

그룹 내 역량을 총집결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새로운 전기·전자 아키텍처 개발로 2025년 테슬라와 경쟁할 수 있는 VW. OS를 실현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그룹 내 여러 브랜드의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6000명으로 구성된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 카리아드를 설립했다. 벤츠, BMW, 르노 등이 부품 업체와 협업을 통해 개발한 것과 달리 폭스바겐은 공격적으로 자사 주도로 개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러나 첫 전기차 ID3 양산 시점에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탑재하지 못했고 판매 후 탑재했지만 여러 가지 오작동으로 고객 불편을 초래했다. 2단계로 추진했던 포르쉐의 마칸 전기차의 소프트웨어 개발도 늦어지면서 이들 차의 양산도 2년 정도 미뤄졌다.

폭스바겐은 글로벌 판매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오랫동안 1위를 해왔고 큰 이익을 얻어왔다. 그러나 내연기관차에서 NEV로 수요 구조와 고객 선호 내용이 바뀌면서 폭스바겐의 신에너지 자동차(NEV) 마켓 셰어는 2.5% 수준까지 떨어졌다.

관료적 기업 문화, 하드웨어 시대의 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폭스바겐의 소프트웨어 개발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고 그 책임을 물어 최고경영자는 해임됐다. 새롭게 선임된 최고경영자(CEO)는 앞서가는 테슬라와 중국의 신생 업체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30% 이상의 개발 기간 단축과 40% 이상의 가격 인하가 최우선 과제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중국 시장에서 올해, 내년을 잘 버티기만 하면 오는 2026년부터는 중국 업체의 기술력을 활용해 다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략으로 변경했다.

1단계로 폭스바겐은 중국의 샤오펑에 투자해 샤오펑 플랫폼으로 개발하고 아우디는 상해 기차 플랫폼을 기본으로 개발한다. 2단계는 샤오펑과 중국 로컬 부품 업체와 함께 중국 시장 전용 전기·전자 아키텍처를 개발해 차량 OS를 실현하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왜 폭스바겐은 리비안에까지 투자했을까. 리비안은 테슬라와 경쟁할 수 있는 중앙집중식 존(Zone) 형 아키텍처를 보유하고 있고 이번에 다시 혁신했다. 기존 업체들이 개발하기 어려운 테슬라, 리비안의 풀스택(Full stack) 방식은 더 많은 레이어를 소유하고 제어하고 있다. 이 방식으로 양사는 보험업 등 다양한 부문에서 최고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과 함께 고객 충성도를 향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에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쟁력이 떨어진 포르쉐, 아우디 차량은 물론 폭스바겐이 미국 시장에 론칭한 Scout 브랜드 차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리비안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현재의 미·중 관계를 고려한다면 배터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에 사용된 기술까지 통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리 보험을 들었다고 판단된다. 과거 M&A 방식으로 확장했던 경영 방식은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로 변화하고 있다. 100년 만에 한번 오는 자동차 대변혁의 시대에 폭스바겐 전략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이순남 기아 전 전무 사진아주경제 DB
이순남 기아 전 전무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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