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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명 사장이 이끄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투자 속도조절 중이다. 그는 올 하반기 ‘펀더멘탈(기초체력) 강화’에 대한 집중을 강조했다. 기존 관행들을 과감하게 바꾸고 투자의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낭비요인은 없는지 점검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22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글로벌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짓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3공장 건설이 최근 중단됐다. 다만 업황을 예의주시한 이후 건설 재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얼티엄셀즈 3공장은 총 26억달러, 한화로 약 3조6000억원이 투입되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로 당초 2022년 착공해 올해 하반기 준공 예정이었다. 내년 초 1단계 양산을 시작해 연 생산 규모를 50GWh(기가와트시)까지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일시 중단됐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주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전용 생산 공장 건설을 착공 두 달 만에 일시 중단한 바 있다.
김 사장은 하반기를 맞아 LG에너지솔루션 전사 구성원들에게 전한 메시지를 통해 “지금까지 공격적인 수주와 사업 확장을 추진하며 인력, 설비, 구매 등 분야에서 많은 비효율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며 “지금은 투자의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간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 속에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지속해왔다. 위기 상황이 일시적이며 북미 시장을 비롯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본격 성장기에 돌입하는 때 선제적 진입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량 감축 소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전기차 의무화 폐지’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미국 투자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GM은 올해 전기차 생산량을 이전보다 5만대 적은 20만~25만대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혔으며, 포드는 전기차 대신 내연기관차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테슬라도 멕시코 공장 신축 계획을 연기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선 후보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를 폐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당선시 취임 첫날 전기 자동차 확산을 위한 의무 규정들을 철폐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얼티엄셀즈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1공장, 테네시주에 2공장을 가동 중이다. 지난 4월 얼티엄셀즈 2공장 건설 시작 2년 반 만에 생산된 첫 번째 배터리 셀이 고객사에 인도된 바 있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캐딜락 ‘리릭’ 등 3세대 신규 전기차 모델에 탑재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5일 2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향후 투자 방향 등을 밝힐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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