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니 발판 세계로… 글로벌 금융 도약하는 한화생명

한화생명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해 가고 있다. 지난해 누적 흑자 달성에 성공한 베트남법인이 효자 계열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고, 인도네시아 시장에선 생명보험·손해보험업에 이어 은행업 진출을 선언하며 ‘글로벌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나섰다.

지난 2019년 한화생명 대표이사로 선임됐던 여승주 부회장은 베트남법인의 15년 만의 흑자 달성을 이끄는 등 해외 사업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기존 진출한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영업경쟁력을 강화하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화생명의 글로벌 공략은 김동원 사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 사장은 지난해 2015년부터 한화생명에서 근무하며 디지털 혁신을 주도해왔다. 지난해 2월부터는 최고글로벌책임자(CGO)가 되면서 해외사업을 이끌고 있다. 김 사장이 CGO가 된 이후 리포그룹과의 파트너십도 강화되고 있다. 대외 활동에 적극 나서진 않지만 물밑에서는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활용하며 한화생명의 글로벌 사업을 지원사격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아직까지 한화생명의 해외법인의 순이익 규모가 미미한 만큼 중장기 성장 전략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81억원으로 전년 동기(55억원) 대비 229% 증가했다.

한화생명이 지난 2008년 설립한 베트남법인은 2019년부터 흑자를 기록 중이다. 특히 베트남 진출 15년 만인 지난해 누적 손익 흑자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늘어나면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모습이다.

베트남에서의 성과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바탕이 됐다. 한화생명은 법인장과 스탭 총 3명을 제외한 직원을 현지 인력으로 채용했다. 현지 보험설계사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조직 경쟁력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2030년 베트남 시장에서 톱5 보험사에 진입하고, 연간 세전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주력 채널인 설계사 채널 역량 강화와 함께 방카슈랑스 등의 전략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상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자산운용 역량 제고, 고객서비스 인프라 고도화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베트남 시장이 한화생명의 글로벌 핵심 거점이었다면,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인도네시아 시장이다. 생명보험, 손해보험에 이어 은행업까지 진출을 선언하면서다.

한화생명은 2012년 현지 생보사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는 아직 흑자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자카르타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망 확대를 추진하며 수익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리포그룹의 손해보험사를 인수했다.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은 1분기에는 19억원, 지난해 연간 14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의 지분 40%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지분 투자가 성사된다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손보업을 넘어 은행업까지 영위하는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인도네시아 리포그룹과의 파트너십을 주도한 인물이 김 사장이다. 지난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존 리아디 리포그룹 대표와 인연을 맺은 김 사장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김 사장과 존 리아디 대표가 지분투자와 양사의 협력방안 등을 논의하면서 리포그룹의 노부은행 지분 인수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이 외에도 한화생명은 중국에 생보 합작사를 두고 있다. 다만 이 합작사는 한화생명의 지분율이 24.99%에 불과하다. 미국과 일본에는 부동산투자업을 영위하는 법인을 각각 두고 있다. 지난 2022년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진출,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핵심 지역인 유니온스퀘어 권역 내의 신축 오피스 빌딩을 매입한 바 있다. 일본에는 2023년 부동산 투자법인을 설립했으며, 안정적인 자산 투자를 위해 대상을 검토 중인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