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윤정원 기자] 넷이즈 게임즈의 신작 ‘원스 휴먼’이 10일 정식 출시됐다. 이전 MMO 및 오픈월드 타이틀에서 볼 수 없던 ‘초자연 현상’을 메인 테마로 삼아 주목을 받고 있다. 출시 전부터 전 세계 약 2,000만 명의 플레이어가 사전 예약을 완료하고 출시 이후 14일엔 스팀 최대 동시접속자 23만 명을 기록하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16일엔 원스 휴먼 디스코드 서버에 50만 명이 접근했다.
이런 넷이즈의 기록적인 흥행에는 복합 장르라는 특징이 내재한다. 오픈월드, 생존, MMO, 샌드박스, 루트 슈터 등 흥행 게임의 요소란 요소는 다 융합해 만든 “짬뽕” 같은 신작이다. 기자는 복합 장르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한다.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게임을 아주 잘 만든다면 많은 게이머의 가지각색 취향과 니즈를 적중하는데 성공하여 충성유저 확보에 유리하겠지만, 잘못하면 ‘오합지졸’의 인상을 주게 되어 오히려 죽도 밥도 아닌 게임으로 기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염려를 가지고 ‘원스 휴먼’ 스팀 평가를 들여다보았지만, 평가는 기대 이상이었다. 종합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으며, 평가 약 4만 개 중 70%가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무료라서 해봤는데 퀄리티가 장난이 아니다’, ‘아직 미완성인 부분이 보이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재미있다’ 등의 포지티브가 일반적이었다.
기자가 대략 15시간 정도 플레이해 본 결과, 본 게임은 무료라곤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의 수준급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다. 가장 시선을 당겼던 건, 그래픽 수준이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오픈월드 게임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그래픽이다. 맵의 사실적 구현은 이용자들의 탐험 욕구와 비례한다.
맵의 사실 묘사가 뛰어날수록 현실과의 이질감이 덜해 몰입도가 올라간다. 자연스럽게 탐험 욕구가 올라온 이용자들은 오픈월드의 방대한 영토를 유랑하면서 게임에 대한 만족도가 상승하는 것. 풀잎 하나하나가 다 디테일이다. 그런 면에서 원스 휴먼에 별 4개 반을 주고 싶다. 살짝 아쉬운 점은 사냥 자원인 사슴의 모션이다. 훌륭한 자연 묘사에 대비되는 허술한 사슴의 움직임이 옥에 티다. 아무래도 주 콘텐츠인 몬스터 묘사에 더 초점을 둔 것 같다.
오염된 세계에서 메타 휴먼으로의 삶… 보물 담긴 전리품 상자 찾아 삼만리
원스 휴먼은 ‘초자연 현상’이 메인 테마인 게임이다. 외계 존재의 침입으로 모든 사물이 오염된 세계에서 생존과 동시에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것이 주된 플레이 방향이다. 이용자는 망가진 세계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메타-휴먼이 되어 생존해야 한다. 게임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며 이용자는 맵 곳곳에 위치한 마을을 여행해야 한다. 마을엔 각종 장비와 자원이 숨겨져 있고, 곳곳에 위치한 몬스터를 공격하며 이 자원을 습득해야 한다. 루트슈터의 형식을 따르기 때문에 더 강력한 무기와 방어구 장착을 위해선 자원 파밍이 필수적이다.
거주지를 탐색하며 이용자에게 비밀 보물 상자 찾기, 차원 앵커 활성화, 무기 혹은 장비 상자 찾기라는 과제가 주어진다. 건물 은밀한 곳엔 전리품 상자가 숨겨져 있는데, 보통 이 상자 속에서 무기의 설계도를 획득할 수 있다. 무기는 총기가 보편적이고, 설계도가 있어야 무기를 만들 수 있다. 건물 위에서 조망하면 형광색으로 처리된 부품 상자의 위치를 쉽게 알 수 있다. 무언가가 붉은빛을 내뿜고 있다면 그건 전리품 상자이다.
느린 몬스터 덕에 낮은 진입 장벽… ‘쫄보’ 초심자는 한 숨 던다
잔잔바리 몬스터들은 처치가 쉽다. 마체테를 이용한 근접 공격은 두 방에 킬이 가능하고, 비교적 해금이 쉬운 리볼버-헌터 500으론 헤드샷 원킬이 가능하다. 초보자에게 추천할 수 있는 슈팅 게임이라 생각되는 점은 몬스터들의 느린 이동 속도 때문이다. 초반부터 매섭게 달려오는 적들 때문에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게임을 접는 이용자들이 많다. 그런 면에서 ‘원스 휴먼’은 타 게임사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다. 미드 ‘워킹 데드’의 좀비가 연상될 정도로 느릿느릿한 몬스터들 덕분에 기자는 부담감을 덜었다. 레벨과 현 진행 상황에 따라 몬스터의 능력치가 차츰차츰 올라가는 구조다 보니 이용자들은 안정감 있게 플레이할 수 있다. 몬스터를 처치하면 전령 경험치와 EXP 획득이 따라오고 처치 수에 따라 빠른 레벨 상승이 가능하다.
생존 장르이다 보니 여행 중 지속적인 수분, 멘탈, 배고픔 관리가 필수다. 캐릭터는 틈만 나면 갈증을 느끼는 골칫덩이다. 때문에 넉넉하게 ‘차가운 식수’를 구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보기와는 다르게 은근히 겁이 많은 것 같다. 몬스터를 상대하면 멘탈이 떨어지는 유리멘탈이다. 멘탈 수치가 체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멘탈 캔디’ 구비도 필수다. 전투 중 사망하면 자신의 영지에서 부활할 수 있는데, 이 ‘영지’ 개념이 또 특이 포인트다.
기본적으로 PVP, PVE 서버를 선정한 다음 이용자는 곧바로 본인의 영지를 선정할 수 있다. 영지에서 집을 짓고 본인이 원하는 건축물을 설계 가능하다. 이때 필요한 것이 ‘메메틱’이다. 캐릭터 레벨을 올리거나 시즌 목표 달성, 시즌 내에 새로운 감염물을 수용할 때마다 사이퍼를 획득할 수 있고, 이 사이퍼로 메메틱 스킬을 해제할 수 있다. 메메틱은 각각 채집, 공예, 경영, 건설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원하는 스킬을 이용자가 선택하면 된다.
느린 자동 매칭, 제한적인 무기 선택이 옥에 티
메인 퀘스트 중 첫 번째 보스 던전 ‘탐욕의 모노리스’를 깨기 위해선 3~4인이 같이 참여하는 파티에 참여하거나 자동 매칭이 되길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파티 신청을 해도 계속 거절당하는 것이 부지기수였고 파티 참석을 해도 리더가 던전에 입장하지 않아 계속 기다림·신청·탈퇴의 반복이었다. 자동 매칭 또한 성사되지 않았다. 당장 맵을 깨고 싶은 이용자들을 위한 원활한 자동 매칭 시스템 구축이 필요해 보였다.
또한 무기 사용에 문제가 많다고 느껴졌다. 근접 무기, 주 무기, 보조 무기 총 3개의 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데 이때 총기는 2개만 장착이 가능하다. 적의 특성과 사거리에 따라 권총, 저격소총, 기관단총 등 전투에 유리한 총기 종이 다르다. ‘폴아웃’같은 경우에는 즐겨찾기 1~9에 무기를 배치해 때마다 다른 전투 상황에 적합한 무기를 빠르게 선택할 수 있는 반면 ‘원스 휴먼’에선 K 버튼을 눌러 총기 창에 들어가야 한다. 무기 변경이 까다롭고 시간이 걸린다. 갑작스런 몬스터의 출몰에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어 사망이 불가피하다.
레벨이 쌓이고 나선 총기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완벽한 하나의 총을 만들 수야 있겠지만 뉴비에겐 아직 이르다. 이 점이 문제라면 문제인 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한 UI, 시즌제 등 곳곳에서 뉴비 친화적 게임을 조성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착한 과금 방식도 눈에 띈다. 치장 아이템, 전투 패스를 제외하곤 과금 요소가 없다.
총평: 취향이라면 수백 시간 넘게도 가능할 게임. 방대한 콘텐츠 덕분에 할 게 넘쳐난다. 다만 ‘쫄보’라면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할 것 같다. 업데이트할수록 처음 보는 몬스터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속도도 체감상 빨라진다. 폴아웃76, 레데리2, 러스트가 취향이라면 취향 적중 100프로다.
한줄평: ‘너가 뭘 원하는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어’
별점: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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