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에서 농약 중독으로 쓰러진 환자들 상태가 크게 호전되면서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농약 중독 증세로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은 봉화읍 내성4리 여성경로당 회원 5명 중 3명의 건강 상태가 크게 호전됐다.
이 중 1명은 일반병실로 옮겨도 될 정도로 좋아졌다. 나머지 2명은 여전히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주민 5명 모두 현재 중환자실에 있지만 3명은 많이 좋아졌다. 한 명은 일반병실로 옮길 정도로 쾌차했다”고 말했다.
일부 환자들 의식이 돌아와 대화가 가능해지면서 수사도 활기를 띠고 있다. 경찰은 피해 주민들이 식사 후 마신 커피가 이번 사건 실마리를 풀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쇠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피해 주민들은 지난 15일 초복을 맞아 한 음식점에서 오리고기를 먹은 후 경로당으로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셨다.
경찰 관계자는 “의미 있는 단서들을 계속 확보하고 있지만 용의자를 특정했는지 여부는 수사상 밝힐 수 없다”며 “의식이 돌아온 환자들을 대상으로 상황에 맞춰 면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초복 때 봉화읍 모 식당에서 보양식을 먹은 봉화읍 내성4리 60~80대 주민 5명이 농약 중독 증세로 안동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당일 3명, 이튿날 1명, 3일째 1명이 농약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다. 이들에게서는 에토펜프록스와 터부포스 등 살충제 성분 2가지가 검출됐다. 경찰은 2015년 상주에서 발생한 ‘농약 사이다’ 사건처럼 누군가 고의로 커피에 독극물을 넣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피해 주민 5명 중 4명이 당일 경로당에서 커피를 나눠 마셨다는 주변 진술도 확보했다. 경로당 내 특정 용기에서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해당 용기에 농약이 들어간 경위 등을 집중 추적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피해 주민 중 1명의 집을 수색하고 해당 주택 주변 쓰레기 분리수거장을 비춘 폐쇄회로(CC)TV 영상도 확보해 분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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