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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에어인천을 선정한 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했으나 진통이 지속되고 있다.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는 오는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반대 입장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노조 측은 “조건부 승인을 위해 내건 내용들이 정확히 이행되고 있는지 확실히 봐야 할 것이라고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련의 과정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을 위한 작업인 만큼, 양사가 합병하지 않으면 부채비율 2000%의 기업을 유지할 방법이 있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22일 항공업계에 다르면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 관계자들은 이날 EU 측 면담을 위한 출장길에 올랐다.
조종사 노조 관계자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대면으로 만나주겠다고 한 것만으로도 우리 이야기를 들어줄 마음과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조합으로서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와 관계없이 에어인천으로의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지속한다. 이달 중 화물사업과 관련해 에어인천의 추가 실사가 예정돼 있으며, 인수 계약을 완료하는 MA(Master Agreement)를 체결한다. EU의 최종 승인은 이같은 절차가 마무리된 후 떨어질 예정이다.
애초에 EU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내걸었다. 조건에는 아시아나 화물사업 분리 매각과 유럽 4개 중복 노선에 대해 신규 항공사 진입 등이 포함돼 있어 이번 아시아나 에어인천으로의 매각이 전체 통합 작업의 9부 능선이나 다름없었다. 이를 위해 아시아나 이사회도 치열하게 매각 여부를 논의하는 등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아시아나가 대한항공으로의 인수가 아니면 독자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아시아나는 지난 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약 2007%인데다가 이미 3조6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대한항공의 논의 이전에는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인수 작업이 좌초된 바 있다.
특히 이미 항공업계의 경쟁은 국내 항공사 간의 경쟁에서 벗어나 자국의 막강한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및 중동항공사들과의 대결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국가 간의 힘겨루기로 발전하는 구도를 고려했을 때 한국 항공업계 전체의 경쟁력을 키우려면 양자구도가 방법만은 아니라는 논리는 합병 논의 초기부터 대두돼 왔다.
대한항공으로서는 인수합병에 있어 구성원들의 협조를 지속적으로 구해야 하는 과제가 다시 한번 부각 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모두 아시아나 임직원들에 충분한 설명과 설득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와의 접촉은 법적 우려가 있다”면서 “다만 여러 차례 공언했던 것처럼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을 것이며 에어인천으로 이전할 직원들을 위해 고용 및 근로조건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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