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보험 인수합병(M&A)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손해·생명 부문 가릴 것 없이 잠재적인 매물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그러나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확충이 필요한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정작 뜸을 들이고 있다. 구미가 당기는 매물들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들어 보험 M&A 시장에 매물들이 넘쳐나고 있다. 증권 시장에 매물 품귀 현상이 일어나는 것과 대조적이다.
매물로 나왔거나 잠재 매물로 평가받고 있는 대다수 보험사들은 금융지주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우량한 매물로 평가받고 있는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4월부터 우리금융지주와 기나긴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잠잠한 모습을 보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이라는 평을 받는 KB금융지주와 비교해 두 지주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는 다소 부족한 편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그룹 순이익에서 은행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KB금융의 경우 37.1%에 불과했다. 이어 NH농협금융(64.7%), 신한금융(70.3%), 하나금융(77.6%), 우리금융(95.8%) 순이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모두 생명 부문은 강세지만 손해 쪽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라이프생명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542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1388억원 대비 15.2%(154억원) 증가했다. 반면 신한EZ손해보험은 1분기 9억4100만원의 순손실을 보여 전년 동기(-9억2700만원)보다 적자 폭이 도리어 커졌다.
하나생명 또한 1분기 4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2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60억원 순이익이 증가했다. 하나손해보험의 순이익 또한 같은 기간 -83억원에서 -25억원으로 나타나 58억원 증가했으나 여전히 적자의 늪에 허덕이고 있다.
신한라이프생명을 제외하곤 사실상 지주사 실적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리딩금융 경쟁을 위해서 보험 강화가 시급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지주사가 보험 M&A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시장에 나와있는 매물들이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손보는 실적은 좋으나 비싼 몸값이 문제다. 작년 롯데손보는 3024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매각 측인 JKL 파트너스가 롯데손보의 몸값을 2조5000억원~3조원으로 책정했다.
정작 업계에서는 롯데손보의 가치를 최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에 보험 강화가 시급한 우리금융조차 본입찰에서 발을 빼고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로 방향을 틀었다.
이외에 MG손해보험, AXA손해보험, BNP파리바카디프 생명 등 잠재적인 매물 역시 시장에 나와있다. 그러나 실적과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은 곳이 많아 인수 시 큰 매력이 없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특히 MG손보의 경우, 3번의 매각 시도 모두 무산되면서 청산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 부문 강화를 위한 M&A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물론 좋은 매물이 있으면 신한금융을 비롯한 금융지주들이 검토에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현재로선 그룹사와의 시너지, 가격 등을 고려했을 때 검토할 만한 매물이 없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관계자 역시 “시장에 나오는 매물들을 전부 검토는 하고 있으나 보험 M&A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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