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추세적 상승 전환이 아니라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발언에 전문가 의견이 엇갈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2일 “현재로선 서울 같은 주요지역에서 집값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는 게 맞다”며 “2년 전과 비교해보면 생활물가, 즉 실물자산 가치가 오르는데 유독 집값만 내리거나 안 오른다고 보는 건 맞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은 “이는 주택수요가 꾸준한 서울 지역에 한하고, 인구감소로 수요가 감소한 지역은 가격 하락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때처럼 집값 급등이 수년간 지속되는 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상승추세 자체는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장관은 지난 10일 출입기자 간담회를 주재하며 지속적인 집값 상승에 대해 부정했다. 그는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견고하지 않은 수요계층을 이유로 들었다.
박 장관은 “(최근 부동산 시장은) 추세적으로 상승 전환하는 것은 아니라고 확신 한다”며 “국내 경제,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인구·가구 문제가 (집값을) 몇 십 퍼센트씩 상승시킬만한 힘이 없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중심 상승세도 “지역적, 일시적인 잔 등락”이라고 평했다.
박 장관은 또 “(최근 집값 상승세는) 수급 문제라기보다는 금융장세 성격을 띠고 있다”면서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에 금융장세적인 성격의 장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어느 정부 때처럼 (집값이) 몇 년간 계속 오르는 상황이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3기 신도시에 공급 대기중인 물량이 많다고도 전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도 집값의 추세적 상승에 가까운 의견을 내놓았다. 송 대표는 “집값이 상승추세가 아니라는 건 잘못된 판단 같다”며 “상승이기 때문에 3기 신도시도 빨리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승 전환 안에서 서울에 주택을 공급해야 하는데 공사비 부담이 있어서 예전보다는 공급환경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공급물량은 많은데 외적으로 보면 분양가가 높다”며 “3기 신도시를 하는데 분양가가 너무 높으면 집값 안정화에 도움이 덜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장관 발언에 동조하는 의견도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추세에 대해선 (장관과) 비슷한 생각”이라며 “당분간 (집값이) 확대되겠지만 매도 호가가 오르고 매물이 회수되면 거래는 다시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서울 집값은 지난 2~3년 전보다 가격이 떨어져 있던 상태에서 매수자들이 붙으며 오르고 있는 것”이라며 “이전수준까지 회복되면 다시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고 이러한 흐름은 서울 중심”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주택 공급여건에 관해선 “서울엔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땅이 적고 정비 사업에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이라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어 수급불안으로 인한 등락은 불가피하다”며 “정부 또한 공급을 늘리려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를 당장 폐지하면 집값이 크게 오를 수 있어서 섣불리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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