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자본금이 한도에 도달한 산업은행의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를 통해 정부의 중점 사업인 첨단산업 지원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산업은행 수권자본금을 현행 30조원에서 50조원으로 확대하는 산업은행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수권자본금은 증자할 수 있는 최대 법정자본금을 의미한다.
산업은행의 수권자본금은 지난 2014년 이후 약 10년간 30조원으로 묶여 있다. 현재 자본금은 26조원으로 향후 예정된 현물출자액을 감안하면 남은 한도는 2조원 정도에 불과하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도 지난 6월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 산업은행의 수권자본금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강 회장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 전반을 지원하기 위한 100조원 규모의 정책자금 투입과 함께 산업은행의 BIS비율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10조원의 자본확충이 동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의 자본확충에 대한 정치권 분위기도 비교적 우호적이다. 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기 위한 산업은행법 개정안의 경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반대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다. 반면 법정자본금 한도를 높이는 방안은 민주당(김태년 의원 등 12인)에서 먼저 법안을 발의하는 등 통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태년 의원은 지난달 25일 법안 통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당시 “여야가 반도체 산업 관련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식을 하고 있다”며 “논의 속도를 빠르게 진행하면 올 해 안에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절대로 실기하면 안 되는 산업이기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자본확충에 대한 청신호가 켜지면서 산업은행의 반도체 지원 산업은 가속화 될 전망이다. 현재 산업은행은 정부출자 연계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되기 전 반도체 기업의 설비투자 수요를 지원하기 위해 ‘반도체 설비투자지원 특별프로그램’을 출시하는 등 본격적인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업‧기술‧금융에 모두 강점을 가진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산업은행이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정부의 산업정책을 지원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신산업정책 시대가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반도체 산업의 압도적인 제조역량 구축 지원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산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앞서 수권자본금 한도가 기존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10조원 상향됐다. 여기에 정부는 5조원 규모의 공급망기금을 조성해 수출입은행이 운용하게 하고,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예산을 5000억원 추가 배정했다. 이를 통해 수출입은행은 인프라와 원전, 방산 등 해외 전략 수주에 85조원의 정책금융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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