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오늘부터 시행되면서 가상자산 업권이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됐다. 법안 시행으로 많은게 바뀌는 만큼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들은 법안에 맞춰 이용자보호 체계와 감시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상자산 업권에 따르면 19일부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가상자산법은 △이용자 예치금·가상자산 보호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행위 규제 △금융당국의 감독·검사·제재 권한(가상자산사업자) △불공정거래행위자에 대한 조사·조치 권한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법안에는 가상자산사업자들이 반드시 준비해야 할 내용들이 있다. 가상자산사업자는 이용자의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조치를 비롯해 이용자 예치금을 은행에 안전하게 보관·관리할 의무, 이상거래를 감시하고 문제 발생 시 금융당국에 보고하는 등 책임이 무거워졌다.
가상자산거래소들은 현재 자산관리 강화와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을 일차적으로 끝냈다. 우선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모인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가상자산법 시행을 앞두고 자율규제안에 이상거래 상시감시 모범규정과 표준 광고규정을 제정했다.
모범규정은 금융감독원이 지난 4일 공개한 이상거래 상시감시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관련 입법례 등을 참고해 마련됐다. 닥사의 기존 자율규제인 가상자산 경보제를 포함해 법령에 따라 모든 거래소가 준수해야 할 공통된 시장감시 업무절차를 담았다.
거래소들의 자체 노력도 진행 중이다. 업권 1위 업비트는 일찌감치 이용자 예치금 보호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8년 10월부터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분기마다 이용자들의 예치금과 가상자산 실사를 진행했다. 여기에 시장감시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자체적인 ‘업비트 시장감시 시스템(UMO)’를 구축하고 ‘투명성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또한 업비트는 인공지능(AI) 기반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개발해, 모든 입출금 시도를 실시간으로 검사하는 동시에 이상 거래를 탐지하고 있다. 투자자의 신고가 없더라도 24시간 거래 모니터링을 통해 의심 계정에 선제적 조치를 취하면서 은행 및 수사기관에 이를 공유하고 있다.
빗썸은 시장 감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시장감시위원회’를 출범했다. 이재원 대표가 위원장을 맡은 위원회는 가상자산 이상거래 관련 정책 수립, 이상 거래 심리 결과 심의, 관련자 제한 조치 결정, 불공정거래 행위 관련 기관 협조 등 역할을 수행한다.
농협은행과 체결한 ‘가상자산 이용자예치금 관리 계약’도 투자자 권익 보호차원에서 진행됐다. 빗썸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취지에 맞게 예치금 운용수익을 고객에게 적극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코인원은 다양한 데이터 분석 도구를 갖춘 불공정거래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자금 세탁방지 고도화 프로젝트를 통해 금융권 시스템을 기반으로 도입된 기존 자금세탁방지(AML)시스템을 가상자산사업자 맞춤형으로 업그레이드하기도 했다.
코빗 역시 자사 FDS 강화에 나서고 있다. 코빗은 신한은행을 통해 이용자 예치금의 보호를 최대화하고 있다. 고유 가상자산과 이용자의 가상자산을 지갑으로 분리해 보관하고, 콜드월렛 관리 시 코빗 관련 부서 직원이 100% 오프라인으로 서명하는 등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팍스는 고팍스아카데미 운영을 통해 기초적인 용어부터 시장 트렌드를 알 수 있는 ‘리서치 보고서’ 발간하는 등 다양한 투자 정보를 제공해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출금 모니터링을 6단계에 걸쳐 진행하고 모든 출고 가상자산에 대해 ‘트래블 룰(자금이동 추적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18일 “앞으로는 거래소들이 규제 준수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용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도록 업계 모두가 규정을 준수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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