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응시 거부 시 불이익 커…일부 의대선 교수들이 ‘교육 거부’ 선언
하반기(9월) 전공의 모집 절차가 22일 시작됐다. 사직 전공의들이 얼마나 재응시할지는 미지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은 이날부터 이달 말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진행한다. 전공의를 채용한 151개 수련병원 중 110개 병원이 전공의 1만3531명 중 7648명을 임용 포기 또는 사직 처리하고, 9월 모집에서 7707명을 신청했다.
관건은 재응시 규모다. 9월 재응시에 대한 전공의들의 거부감은 여전하지만, 재응시 거부에 따른 불이익이 커 예상보다 재응시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9월 모집에 재응시하면 특례가 적용돼 기존 연차·과목으로 응시할 수 있지만, 내년 상반기 모집에서는 특례가 없어 사직 후 1년간 기존 연차·과목으로 응시가 제한된다. 여기에 사직 시점이 6월 4일 이후로 처리돼 올해 9월 재응시를 거부한 전공의들은 내년 6월부터 재응시 자격이 생기는데, 내년 하반기 모집인원이 적다면 2026년 3월에나 재응시할 수 있다.
군 미필 전공의들은 군 입영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사직 처리 후 재응시하지 않는 군 미필 전공의들은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로 입영해야 하는데, 통상 군의관은 연 700~800명, 공보의는 연 300~400명 모집된다. 지원자가 많다면 입영 시기가 1년 이상 밀릴 수 있다.
이런 상황에 전공의들의 스승·선배인 의과대학 교수들이 나서서 전공의들의 복귀를 가로막고 있다. 연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만에 하나 정부의 폭압과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우리 병원이 사직 처리된 우리 전공의들의 자리를 현재 세브란스와 전혀 상관이 없는 이들로 채용하게 된다면, 그것은 정부가 병원의 근로자를 고용한 것일 뿐”이라며 “작금의 고난이 종결된 후에 지원한다면 이들을 새로운 세브란스인으로 환영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학풍을 함께할 제자와 동료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했다.
가톨릭대 의대 영상의학교실 교수들도 20일 “후반기 입사한 전공의에 대해 지도 전문의를 맡지 않고 교육과 지도를 거부할 것”이라며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후반기 전공의에 지원하는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이런 의사를 미리 밝힌다”는 성명을 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전공의 ‘7대 요구’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전공의 요구에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의료법’상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가 포함돼 있다. 이는 기존 의료계의 요구와도 겹친다. 전공의들이 의협 등의 요구사항 관철을 위해 ‘대리 투쟁’하고, 의협 등이 이를 부추기는 모습이다.
한편, 의과대학생 단체가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시험 대상인 의대 본과 4학년생의 95%가 의사 국가시험 거부 의사를 밝혔다. 2020년처럼 정부가 재응시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2026년 한 해에 6000명 안팎의 의사 합격자가 쏟아져 전공의 구직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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