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인도 국영 석탄업체 인도석탄공사(Coal India)가 배터리 핵심광물인 흑연 프로젝트에 진출한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이하 IPEF) 공급망 협정에 따라 전 세계 흑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석탄공사는 최근 인도 광업부로부터 흑연 탐사·채굴을 위한 복합 라이선스를 부여받았다. 향후 주 정부에 흑연 가치의 150.05%에 해당하는 채굴 프리미엄을 지급하면 인도 마디아 프라데시주 알리라즈푸르 지역 카탈리 초티(Khattali Chhoti) 흑연 광구에서 채굴을 진행한다.
인도석탄공사가 석탄 이외의 광물을 개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복합 라이선스를 부여받기까지 1년이 걸렸으며, 광산 임대 계약서 실행에는 3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프로젝트 초기 단계로 추가 탐사가 필요해 자회사인 CMPDI(Central Mine Planning & Design Institute Limited)의 채굴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이번 행보는 글로벌 흑연 시장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지로 분석된다. 중국이 흑연 채굴부터 가공까지 모든 생산 과정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흑연 채굴량 130t 가운데 중국이 전체의 65.4%인 85만t을 차지했다. 특히 중국에서 정제되는 흑연 비중은 90%를 넘는 상황이다. 흑연은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실제 인도 정부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아트마니르바르타(Atmanirbharta·자립하는 인도) 비전에 따라 인도 내외에서 중요 광물에 집중하기 위해 특별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게다가 회원국 간 공급망 협력체계 강화를 목표로 하는 IPEF 공급망 협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IPEF는 역내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자국 중심의 경제·통상 질서를 구축하고자 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주도로 지난 2022년 5월 출범한 최초의 공급망 관련 다자간 국제 협정이다. 인도를 비롯해 미국, 한국, 일본, 호주,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브루나이, 뉴질랜드, 피지 등 미국 주요 동맹국 14개국으로 구성됐다. 평상시에는 회원국 간 협력 강화를 위한 상호 투자 확대와 공동 연구개발 등을 추진하고, 공급망 위기 상황 발생 때는 위기 대응 네트워크를 공동으로 가동해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앞서 인도석탄공사는 지난 2월 29일 인도 광업부로부터 중요·전략적 광물 블록의 e-경매 2차 우선 입찰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인도는 같은 달 24일 IPEF 공급망 협정을 발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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