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박인비가 또 한 번의 위대한 도전을 시작한다. 한국인으로는 3번째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 당선을 꿈꾼다.
10살 때 골프를 시작한 박인비는 선수로는 이룰 것은 다 이뤘다. 지난 2007년 LPGA 투어에 데뷔해 메이저대회에서 7승을 포함해 통산 21승을 따냈다.
2012년과 2013년에는 LPGA 투어 상금왕에도 올랐다. 2015년에는 LPGA 투어 역대 7번째이자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4개 메이저대회 우승)을 작성했다.
LPGA 투어에서 최정상급을 활약을 펼치면서 106주 동안이나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를 지켰다. 지난 2016년 한국 선수로는 박인비에 이어 두 번째로 LPGA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올림픽에서도 박인비의 활약은 빛났다. 2016년 리우 대회 때 골프 종목이 올림픽에서 112년 만에 부활했다. 태극 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한 박인비는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녀 골프 선수를 통틀어 최초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지난해 박인비는 IOC 선수 위원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알렸다. 선수가 아닌 행정가로서의 첫발이었다.
박인비는 김연경(배구), 진종오(사격), 이대훈(태권도), 오진혁(양궁) 등 쟁쟁한 선수들과의 경쟁을 뚫고 한국의 후보로 낙점됐다. 후보 선발 면접에서 유창한 영어로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고 만장일치로 후보에 선정됐다.
이제 최종 관문만 남았다. IOC는 지난해 11월 박인비를 포함해 각국에서 뽑힌 선수 위원 후보 32명(남자 14명, 여성 18명)을 발표했다. 총 4명이 뽑히는 선수 위원 선거는 파리올림픽 현장에서 진행된다.
대회가 개막하는 26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선수촌과 경기장 곳곳 마련된 투표소에서 1만여 올림피언이 직접 표를 행사한다. 최근 둘째 임신 소식을 전하기도 한 박인비는 현지시간으로 22일 파리에 도착해 선거 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여건이 허락되는 한 최대한 발로 뛰며 선수들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선수들에게 빨리 다가갈 수 있도록 각국 인사말을 익혔다고 한다.
골프 종목에 혼성 경기를 추가한다는 구상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올림픽 골프는 남자부와 여자부에 한 개씩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IOC 선수 위원의 임기는 8년이다. 선수들의 목소리를 IOC에서 대변하며 당선되면 일반 IOC 위원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
박인비가 IOC 선수 위원으로 당선되면 한국인으로는 3번째다. 태권도 문대성이 2008 베이징 대회에서 당선돼 8년 동안 활동했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선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이 선출됐다. 유 회장의 선수 위원 임기는 파리올림픽까지다.
현재 한국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 유승민 위원까지 3명의 IOC 위원을 보유하고 있다. 박인비가 선수 위원에 당선되면 유승민 위원의 바통을 이어받게 된다. 한국은 3명의 IOC 위원이 활동하면서 그에 따른 영향력도 유지할 수 있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의 공식 정보 사이트 ‘마이인포’에 따르면 8월 7일 프랑스 파리 팔레 데 콩그레에 위치한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IOC 선수 위원 선거 결과가 발표된다.
8월 7일은 파리올림픽 여자골프가 시작되는 날이다. 고진영, 양희영, 김효주 3명의 선수가 2016년 박인비 이후 8년 만에 한국 여자골프 금메달을 목표로 뛴다.
파리에서 박인비의 한국 여성 최초 IOC 선수 위원 당선과 한국 여자골프의 ‘금빛 스윙’이 함께 빛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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