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펜데믹이 전세계를 강타했을 때도 살아남은 서울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다. 거래량이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데다 공실률은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IT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더불어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오피스 시장에도 찬바람이 부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부동산플래닛의 ‘서울시 오피스 매매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오피스빌딩 매매 건수는 5건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2월 2건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전월인 4월과 비교하면 매매 건수는 3건(37.5%) 줄었고, 거래금액도 2940억원에서 2658억원으로 282억원(9.6%) 감소했다.
서울의 오피스 공실률도 10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서울의 오피스빌딩 공실률은 2.51%로 지난해 7월(2.53%) 가장 높았다. 4월보다는 0.17%포인트(p) 올랐다.
코로나19 펜데믹 시절에도 낮은 공실률과 견조한 거래량을 지켰던 서울 오피스의 부진 이유로는 오피스 수요를 이끌던 IT 기업들의 부진이 꼽힌다. 당시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호황을 중심으로 사업을 늘리면서 판교와 강남 등지에 오피스 수요가 크게 늘었으나, 엔데믹 이후 쪼그라든 것이다.
서울 오피스의 거래량 감소는 금리 이슈로 인해 지켜보자는 심리적 요인이 크다는 분석이다. 기준금리 인하를 염두에 둔 기업과 개인들이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호가를 낮추지 않는 매도인들과 맞물려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신영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는 가격을 조정한 일부 사례 위주로 거래가 성사됐다.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아크플레이스는 150억원을 내렸고, 중구 다동의 케이스퀘어시티는 148억원을, 종로구 수송동 신라스테이 광화문은 110억원을 매도 호가 혹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가격 대비 내렸다.
최재견 신영 부동산리서치센터 센터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피스는 계속 우상향을 해 왔는데, 단 한 번 이 흐름이 꺾인 요인이 금리였다”면서 “현재 최소한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불확실성이 개선됐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어느 정도 개선될 것이고, 하반기때는 급매물 위주 거래가 어느 정도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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