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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이 대출 성장과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배상비용 환입 등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갈아치웠다. 지난 1분기 ELS 손실 배상금 반영 등으로 은행 순이익이 줄면서 리딩금융 자리를 신한금융에 내줬는데, 올 상반기에 다시 찾는 모양새다. 특히 KB금융은 이번 이사회에서 4000억원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결의하며 연간 7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밝혔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지속적으로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최대 순익 배경엔 비은행 부문의 역할도 컸다. 올 상반기 기준 KB금융의 비은행 부문 계열사들이 그룹 순이익의 절반을 차지하며 은행 의존도를 크게 낮췄다. 앞서 증권과 보험사를 인수하며 황금 포트폴리오를 마련한 덕분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취임한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올 초 비은행 계열사의 선두권 도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실제 올 상반기부터 그룹 내 비은행 부문의 순익 기여도가 대폭 커졌다. 이는 KB손보 대표를 역임한 양 회장이 비은행 부문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그간 KB금융은 KB국민은행 중심의 성장을 도모해 왔다면, 양 회장 취임 이후로는 비은행 계열사들의 선전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3일 KB금융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조781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 ELS 손실보상 등 대규모 일회성 요인으로 순익이 전년보다 줄었으나,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늘어나면서 실적 하락 폭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다만, 2분기 기준으로 보면 역대 최고 성적표다. KB금융은 2분기에만 1조732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5.6% 증가했다. 1분기에 적립한 ELS 손실 배상 비용 충당금(880억원)이 환입된 데다가 은행의 대출 성장으로 이자이익이 늘면서다.
KB금융의 순이자이익은 올 상반기 6조 3577억원으로 전년 대비 9.0%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6월 말 기준 352조원으로 1분기 대비 2.3% 늘었다. 가계대출금은 171조 5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6% 늘었는데, 이중 주택담보대출이 362조원으로 같은 기간 5.2%나 증가했다. 기업대출금은 전 분기 대비 2.0% 늘어난 180조원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의 대출 확대로 은행의 순이자이익은 올 상반기 5조 13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6.7%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신탁 및 펀드판매 등을 포함한 순수수료이익은 전년 대비 6.0% 감소한 5613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ELS 사태 등으로 신탁 영업이 제한되면서 수수료이익이 쪼그라든 것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KB금융의 순이자마진(NIM)은 2.10%, 은행의 NIM은 1.85%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bp씩 상승했다.
특히 은행에 의존했던 순이익 비중이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비은행 부문의 순익 기여도가 41% 수준이었는데 올 상반기에는 49%까지 늘어나며 은행과 비은행의 고른 포트폴리오의 정석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계열사별로 보면 KB증권이 올 상반기 37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0.7% 증가했고, KB손보가 5720억원으로 8.9% 순이익이 늘었다. KB국민카드도 올 상반기 255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 대비 32.6% 증가했다.
KB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올해 총 7200억원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밝혔다. 지난 2월 32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이어 추가로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의한 것이다. 주당 배당금도 1분기 784원에서 2분기에는 791원으로 결의했다. 이로써 올해 KB금융이 실시하는 현금배당총액은 1조2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KB금융의 현금배당총액은 1조 174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KB금융의 총주주환원율도 지난해 37.7%에서 더 확대될 계획이다.
KB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은 6월 말 기준 13.59%로 3월 대비 0.17%포인트 상승했다. KB금융은 2분기 중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위험가중자산 관리 노력과 견조한 순이익이 힘입어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력을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력과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에 기반해 일관되고 차별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올 하반기 밸류업 공시를 비롯해 지속적으로 기업 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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