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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공임대주택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보증금 미반환·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연립·다세대주택)와 오피스텔 등 비(悲)아파트 전월세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는 데다 아파트 매매·전세가격도 크게 뛰면서 서민·청년층의 주거 불안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공임대주택에 가구원 수별 면적 제한이 적용되다 보니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면적 제한을 없애 서민·청년층의 주거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국에서 공공임대주택(행복주택·국민임대·영구임대주택 등) 약 100만가구를 운영 중이다. 아울러 매년 3만5000가구씩 5년 간 총 17만5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서민·청년들의 안정적인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조치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정부가 지난 3월 25일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을 공포하며 가구원 수 당 공공임대 면적 제한 조항을 새로 뒀기 때문이다. 가구원 수별로 △1명 전용면적 35㎡ 이하 △2명 전용 25㎡ 초과~44㎡ 이하 △3명 전용 35㎡ 초과~50㎡ 이하 △4명 전용 44㎡ 초과 등 기준을 적용하는 게 골자다. 하지만 임대주택 주 수요층이 사회초년생인 청년 1인 가구나 신혼부부라는 점을 감안하면 규정 면적이 너무 좁게 책정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이 지난해 펴낸 공공임대주택 보고서에 따르면 입주민들이 공공임대주택에서 이사하려는 이유는 ‘더 넓은 집으로 가기 위해서’가 가장 많았다. 임대주택 유형별로 보면 영구임대 거주자 중 76.2%가 해당 이유로 이사를 결정했다. 이어 국민임대 69.7%, 행복주택 67.89% 등의 순이었다.
지난 4월에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 홈페이지에 ‘임대주택 면적 제한 폐지에 관한 청원’이 올라오며 한달 간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비판 여론을 의식해 전면 재검토 입장을 밝히고 올해 상반기까지 관련 대책을 내놓기로 했지만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세와 가구별 면적 제한 완화 시 발생할 수 있는 계층 간 갈등 등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재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면적 기준 변경을 전제로 하되 현행 유지부터 폐지까지 모두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공급 물량 목표치 채우기에 급급하다 보면 실수요자들의 선호도를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서민 주거권 보장을 위해 최소 면적 제한 기준을 완화하거나 아예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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