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대를 유지했던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대손충당금 증가율이 올해 3월 말 4% 후반대로 ‘반 토막’ 났다. 인터넷은행 3사의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부실채권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인터넷은행의 잠재적 부실 가능성이 큰 만큼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올해 1분기 대손충당금은 1조675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1조185억원) 대비 4.8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3분기 9150억원에서 4분기 1조185억원으로 11.31%포인트 높아진 증가율 대비 50% 이상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인터넷은행 3사는 전 분기 대비 △2분기 10.69% △3분기 8.52% 등 8~10%대 증가율을 이어왔다.
보유한 부실채권 대비 쌓은 대손충당금 비율인 대손충당금적립률도 1년 전 229.92%에서 올해 1분기 223.93%로 감소했다. 1분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적립률(235.66%)과 비교해도 11.7%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특히 토스뱅크는 지난해 1분기 269.39%에서 올해 206.35%로 63.04%포인트 대폭 줄어들었다. 카카오뱅크도 233.96%에서 228.64%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인터넷은행 3사가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크게 늘리면서 많은 충당금을 적립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충당금은 지난해 대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작년 중저신용자 대출을 최대 규모로 공급하며 고정이하여신 대비 2.5~3배 충당급을 적립했다”며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당국이 충당금을 더 적립하라는 요구도 있었기에 추가 충당금도 적립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최근 늘어난 인터넷은행의 부실채권 규모에 비해 충당금은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 인터넷은행 3사의 부실채권비율은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0.02%포인트 증가한 0.68%를 기록했다. 이는 5대 시중은행 부실채권비율인 0.28% 대비 2배 넘는 수치다. 인터넷은행 평균 연체율도 0.92%로 시중은행(0.31%) 대비 3배 넘는다.
특히 인뱅은 올해 1분기 개인사업자(자영업자) 고정이하여신 잔액이 1년 새 대폭 상승하는 등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인터넷은행 3사의 자영업자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553억원으로 작년 3월 말(110억원) 대비 5배 증가했다. 이에 금융권은 인터넷은행이 앞다퉈 늘린 개인사업자 대출이 ‘부실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건전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인터넷은행이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소상공인들의 폐업은 갈수록 늘고 있고, 고금리가 유지되다 보니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취급 비율이 높고, 개인사업자 대출도 많기 때문에 충당금을 더 쌓아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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