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볼 인기 여전하지만 위스키 수입액 10% 이상 감소
작년 반짝 성장했던 수입 맥주도 다시 하향세
엔저, 저도주 여파에 사케만 소폭 성장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외식은 물론 술 소비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급성장한 와인에 이어 하이볼, 위스키가 주류 시장 샛별로 떠올랐지만, 올 들어서는 주요 수입 주종이 수입액이 모두 감소하며 부진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데일리안이 관세청 수출입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와인, 위스키, 맥주 수입액은 작년 상반기 대비 모두 감소했다.
와인 수입액은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18.5% 감소한 1억7260만 달러로 집계됐다. 주요 주종 중 감소폭이 가장 컸으며 3년 만에 1억 달러대로 되돌아갔다.
와인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가장 수혜를 많이 본 수입 주류다.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주점 영업이 불가능해지자 홈파티 주류로 인기를 끌면서 2020년 상반기 수입주류 부동의 1위인 맥주를 제치고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하이볼을 앞세운 위스키 소비가 늘면서 2022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위스키는 작년 정점을 찍고 올 들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수입액은 1억1836만3000 달러로 작년 상반기 대비 11.2% 줄었다.
주점은 물론 편의점 등 유통채널에서 바로 마실 수 있는 캔 형태의 RTD 하이볼 출시가 이어지고 있지만 오픈런 사태를 불러일으켰던 최근 2~3년과 비교해 열기가 식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입 맥주도 기세가 꺾이긴 마찬가지다. 2019년 7월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수입 맥주 부동의 1위인 일본 맥주가 시장에서 사라지다시피 하면서 전체 시장이 쪼그라들었다.
그러다 작년 일본 아사히 맥주에서 선보인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이 거품 맥주로 인기를 끌면서 반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작년 상반기에 비해서는 수입액이 줄면서 다시 하향세로 돌아섰다. 상반기 맥주 수입액은 1억 달러 규모로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서는 8.8% 줄었다.
반면 시장에서 보통 사케로 불리는 청주는 소폭이나마 수입액이 늘었다. 일본 엔저 영향으로 가격이 저렴해진 데다 저도주 트렌드에도 부합하는 특징이 MZ세대의 수요와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 수입되는 청주의 약 90%는 일본산이다.
상반기 청주 수입액은 1383만2000달러로 작년 상반기 대비 0.4% 늘었다.
2019년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으로 2010년 수입액이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가 2021년부터 꾸준히 수입액이 증가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술은 식사와 다르게 꼭 챙겨 먹지 않아도 되는 일종의 기호식품이다 보니 경기가 어려워지면 줄일 수 밖에 없는 품목”이라며 “식당이나 주점에서 마시는 영업용 시장은 줄고 마트나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가정용 주류 시장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