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이번 주 27일 라오스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참석 여부에 외교가의 관심이 쏠린다.
외교 소식통은 21일 “이번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주최국인 라오스와 주라오스 대한민국 대사관 등을 통해 ARF 참석 북한 인사에 대해 지속해서 요구하며 확인 중”이라며 “다만 아직 구체 내용이 확인되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ARF는 북한이 참여하고 있는 유일한 다자 안보 협의체다. 아세안 10개 국과 한미일 3국, 중국, 러시아 등 총 27개 국이 함께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0년 ARF에 가입한 뒤, 통상 외무상을 참석시켜 왔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2019년부터 외무상 대신 대사를 참석시켜 왔다.
다만 올해는 라오스가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고, 아세안 회의 주최국으로서 ‘북한 초청’에도 열의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 4월엔 김성남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이 라오스를 방문해 통룬 시술릿 라오스 주석 예방 등의 일정을 소화한 바 있다. 이에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 세계 유행 당시 소원했던 아세안 국가들과긔 관계 회복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북한으로선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사실상 ‘북러 군사동맹 복원’을 천명한 가운데 이번 ARF 무대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외교가의 관측도 제기됐다.
한 대북 전문가는 최근 “북한 외교 당국자라면 북러 정상회담 동력이 살아있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ARF 외교장관회의는 놓칠 수 없는 기회”라며 “달라진 북러관계를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기회에 따라 중국과 대화하며 북중러 3각 협력의 여지를 남길 수 있는 무대”라고 말했다.
하지만 회의 개최가 임박했지만, 북한에서 누가 참석하는지는 여전히 ‘깜깜이’인 가운데 외교가에선 ‘최선희 깜짝 등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과 라오스 관계를 고려하면 회의 개최 전날 또는 당일에도 최 외무상이 참석 의사를 밝혀도 참석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며 “최종 참석 명단 확정 전까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RF 외교장관회의는 26~27일 예정된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일환으로 개최되는 것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25~28일 일정으로 라오스를 방문한다.
조 장관은 이 기간에 ARF 외에도 한-아세안,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양자회담 일정도 소화할 예정이다.
이번 아세안 무대에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참석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에 따라 조 장관과의 양자회담 개최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우리 정부는 이번에 북러 간 불법 군사협력을 규탄하는 데 외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조 장관과 북한 인사의 조우 여부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지난 2022년과 2023년 당시 박진 외교부 장관은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의장국 주재 환영 만찬 등에서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대사 겸 주아세안 대표부 대사와 만난 바 있다.
박 장관은 지난해에 안 대사에게 “외무상이 이번에 참석하지 못해 아쉽게 생각한다. 안부를 전해달라”며 북한 미사일 발사 중단 및 대화 재개 등을 언급했지만, 안 대사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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