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악화로 올 2분기 실적 부진 전망
하반기 시장 개선 가능성 점쳐지지만, 가파른 반등세는 힘들어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지난해부터 지속된 시황 악화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 하반기 시황 개선 요인들이 나타나면서 실적 회복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가파른 반등세는 보이지 못할 것이란 데 의견이 모인다.
22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47.5% 감소한 6968억원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2분기 대비 68.3% 줄어든 147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가 이같은 성적표를 받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 전방 수요 부진, 고정비‧원자잿값 상승, 저가 수입산 물량 증가 등 여러 악재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고금리‧고물가 등 실물경기 악화로 건설 경기 위축이 지속되면서 수요가 크게 줄었다. 중국의 내수 부진으로 과잉 생산된 저가 물량이 대거 한국에 유입된 것도 큰 악재였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산 철강에 고관세를 결정하면서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내수 부진에 우리나라 등으로 수출량을 늘리면서 저가 철강재가 제품 가격을 끌어내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당초 올해 2분기부터 업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길어지는 업황 악화에 올 초부터 자구책을 마련하고 수익성 개선에 매진하고 있다. 비상경영 체제 돌입, 원가 감축 작업, 자체 공급 조절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장인화 회장 취임과 동시에 철강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첫 전략으로 ‘연 1조원 규모의 원가 절감 달성’을 내세웠다. 설비 개선과 함께 연 16조원에 달하는 철광석·석탄 등 원료 지출을 줄인다는 복안이다. 임원 급여는 최대 20% 반납하고, 주식보상 제도도 폐지하기로 했다.
현대제철의 경우, 지난 2월 시작한 인천공장 전기로 특별 보수 기간을 1개월 연장해 이달 말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통상 2~3주면 끝나는 전기로 보수공사를 6개월 넘게 진행하면서 ‘자체 공급’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대제철은 오는 9월에도 포항·당진제철소 보수를 앞두고 있다.
관심은 하반기 시장 상황에 쏠리고 있다. 상반기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자구책 효과와 하반기 업황 개선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실적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공급과잉의 원흉인 중국이 탄소저감 친환경 정책을 펼치며 자국 내 철강 생산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부양 정책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중국 내 철강 생산량만으론 수요를 맞추기 어려워 한국산 철강 수입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수급 개선과 함께 수출 물량 증가까지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조선‧자동차 등 고부가 제품의 수요 역시 상반기 대비 나아질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는 하반기 다양한 라인업의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어 철강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조선업계는 후판가 인상 가능성과 친환경 선박 수주 증가에 따른 철강 수요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가파른 실적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데 의견이 모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해 볼 만한 요인들이 있지만, 극적인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올해 하반기는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유지하거나 점진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소재‧산업환경실장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보면 이번 하반기는 하향세가 종료되는 시점으로 보면 좋을 거 같다”면서 “대내외적으로 철강 업계의 상황이 바뀌겠지만 급진적인 실적 개선보단 제한적인 회복세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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