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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이 올해 들어 분기별 수출 실적에서 1승1패씩을 가져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올 2분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이 일본을 근소하게나마 앞질렀다. 다만 올 상반기 누적 수출액은 여전히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많다. 2분기 여세를 몰아 올 연말 대역전극을 연출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무역금융 확대 등 추가 지원책을 꺼내들었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제산업성, 세계무역기구(WTO) 등에 따르면 올해 4~6월 석달간 한국의 수출액은 1713억 달러로 일본(1707억 달러)을 제치고 세계 5위권에 안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일본 양국은 올들어 매달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세계 수출 5위 자리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올 2분기 반도체를 비롯한 IT 전 품목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역대급 수출 실적을 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1월 52.8%, 2월 63%, 3월 34.5%, 4월 54.5%, 5월 53%, 6월 50.4%를 기록했다.
여기에 올 1분기 우려했던 승용차 수출이 4~6월 내리 3개월 늘어나면서 확연히 되살아난 것도 한몫했다. 승용차 수출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은 1월 24.8%, 2월 -8.3%, 3월 -5.7%, 4월 11.4%, 5월 5.3%, 6월 0.5%였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수출은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일본 역시 국민기업 도요타의 품질 인증 부정행위 발각에도 자동차 수출이 건재했지만 슈퍼 엔저가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달러당 엔화 가치는 6월 한때 161엔을 돌파하면서 1986년 12월 이후 37년 반 만에 최저가를 갱신했다. 일본이 엔화로 발표한 수출 실적을 달러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엔저가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직 올 상반기까지는 일본이 3391억 달러를 수출하면서 한국(3348억 달러)을 따돌리고 있다.
정부는 올 하반기 주력 품목의 수출을 더 늘려 일본을 누르기 위해 5조 원의 무역금융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무역금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무역보험에 투입한 금액의 27%만큼 수출 증대 효과가 발생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도 있다. 산업부 올 하반기 수출 전시회를 역대 가장 많은 253차례나 연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추가 지원책이 먹힐 경우 올해 연간 사상 최고인 7000억 달러의 수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일 간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면서 “해상물류, 노사관계, 환변동, 통상현안 등 하반기 4대 리스크에 대해서도 업계와 적극적으로 소통,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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