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재개발 최대어로 떠오른 한남뉴타운에 대한 10대 건설사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한남 4구역에 대형 건설사의 발길이 쏠리고 있다. 최근 선별 수주 경향 강화로 수의계약이 더 흔해진 상황이지만 한남4구역에서는 시공권을 차지기 위한 대형 건설사 간 쟁투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은 한남뉴타운 사업지 중 하나인 한남4구역 재개발에 뜨거운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달 12일 열린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 현장에는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 10대 건설사 6곳이 참석했다.
한남4구역 재개발은 지하 7층~지상 22층, 51개 동, 총 2331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예상 공사비는 1조70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공공임대 350가구와 조합원 1166가구를 제외한 815가구가 일반분양으로 풀린다. 서울 분양시장에서 800여 가구의 일반분양이 가진 희소성이 큰 만큼,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어 대형 건설사들이 강력한 수주 의지를 피력한 상태다.
특히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가 적극적으로 홍보를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은 2022년 한남2구역 재개발 입찰을 저울질하다 철수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엔 한남4구역을 수주해 한남뉴타운에 ‘래미안’ 깃발을 걸겠단 의지가 강력하단 후문이다.
현대건설은 이미 한남3구역을 수주해 ‘디에이치 한남’ 깃발을 꽂은 상태다. 한남4구역을 추가로 수주하면 대규모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을 구축하게 된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오티에르’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한남4구역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남4구역의 사업성이 뛰어난 데다 각 건설사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점에서 시공사 선정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한남4구역 조합은 내달 현장설명회를 거쳐, 8월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후 9월 입찰을 마감하고 11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다만 경쟁이 너무 달아오르면 불필요한 비용이 늘어나고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공사 입찰 시점에는 발을 빼는 곳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최근 DL이앤씨가 단독 입찰해 유찰된 용산구 한남5구역과 같은 양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남5구역 재개발은 용산구 동빙고동 일대에 지하 6층~지상 23층, 56개 동 2592가구 아파트와 판매·업무시설 1개 동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1조7580억 원에 육박해 올해 서울 재개발 최대어로 꼽힌다. 강북 노른자 입지에 위치한 한남뉴타운 1~5구역 중 평지 비율이 가장 높고, 한강과 가까워 높은 사업성이 기대된다.
시공사 선정 입찰에 앞서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DL이앤씨,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 금호건설, 우미건설 등 10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하지만 DL이앤씨를 제외하고 삼성물산을 비롯한 다른 건설사는 모두 입찰하지 않았다.
높은 사업성을 바탕으로 큰 관심을 끈 만큼 경쟁 입찰이 성사될 것이란 기대와 다른 결과다.
DL이앤씨가 장기간 홍보를 진행하면서 시공사 선정의 무게추가 DL이앤씨 쪽으로 어느 정도 기울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성이 높더라도 확실한 수주가 어렵다면 철수하고, 다른 사업지를 지원하거나 특정 사업지에 올인하는 것이 최근 업계 영업팀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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