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개매수 급증…상폐 직행에 “소액주주 정보 비대칭” 지적도
올해만 12건…지난해 기록 넘을 듯
상장유지 부담에 자진 상장폐지 늘어
“공개매수가 적정한지 정보 제공해야”
올해 공개매수 거래가 급증하는 가운데 사모펀드 주도로 공시 의무와 비용 절감을 위해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 사례도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액 주주의 정보권이 소외되지 않도록 정보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까지 실시된 공개매수는 12건이다.
회사별로 보면 △쌍용씨앤이 △티엘아이 △에스앤디 △현대홈쇼핑 △락앤락(1·2차 진행) △커넥트웨이브(1·2차 진행) △한솔로지스틱스 △제이시스메디칼 △신성통상 △한화 등이다.
2020년 이후 공개매수는 매년 증가세다. △2020년 7건 △2021년 13건 △2022년 5건 △2023년 19건 등이다. 이 정도 속도라면 올해도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전망이다.
공개매수는 기간과 가격, 수량 등 조건을 공시해 여러 주주로부터 주식을 장외 거래로 사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상장사의 경영권을 인수할 때 주로 활용된다.
다만 최근에는 사모펀드 주도의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가 늘고 있다. 지난해 UCK·MBK파트너스가 치과용 임플란트 기업 오스템임플란트를, 한앤컴퍼니가 미용 의료기기 업체 루트로닉을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인수한 후 상장폐지로 직행하면서 이 같은 거래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만 해도 진행됐거나 추진 중인 ‘공개매수→상장폐지’는 6건으로 지난해 대비 2배가량 많다. 쌍용C&E는 지난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 29년 만에 퇴장했는데 한앤컴퍼니가 공개매수와 자진 상장폐지를 주도했다.
이외에도 △티엘아이(원익홀딩스) △락앤락(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커넥트웨이브(MBK파트너스) △제이시스메디칼(아키메드그룹) △신성통상(가나안) 등도 사모펀드가 공개매수를 통해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사모펀드가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인수한 후 바로 상장폐지로 직행하는 배경에는 상장 유지를 위한 비용을 덜 수 있어서다. 공시 의무, 주주환원 등 상장 관련 규제를 준수하는 데 필요한 물적, 시간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인해 관련 공시와 의무가 늘어난 것도 상장폐지를 가속화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상장사의 공개매수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 속에 기업이나 사모펀드의 상장폐지 문의가 급격히 증가했다”며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따른 부담도 만만치 않다고 토로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런 ‘공개매수→상장폐지’ 사례에서 소액주주의 정보권이 소외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상장폐지는 해당 상장기업 주가가 하락한 시기에 집중될 수 있는 투자 방식으로 투자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사모펀드의 성격상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이 높은 상장기업의 주가 하락은 좋은 투자 기회가 되기 때문”이라면서도 “기존 사모펀드 대주주가 매수자, 일반주주가 매도자가 되는 이러한 거래구조는 대주주인 사모펀드와 일반주주 간 이해상충 가능성과 정보 비대칭 가능성을 잠재적으로 내포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일반주주는 공개매수가의 적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면서 ”일반주주의 불신을 불식하기 위해 공개매수가의 적정성에 대한 정보 제공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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