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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이(LG마그나) 수주 잔고 30조 원을 돌파했다. LG 그룹 차원에서 전장 세일즈에 드라이브를 걸고 현대차 등으로 판로를 다양화한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연간 기준 첫 흑자를 기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정체 현상)의 직격탄을 맞았던 회사가 안정세를 회복할 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업계 따르면 최근 LG마그나의 수주 잔고가 30조 원을 돌파했다. 수주 잔고는 향후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미래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수주잔고 증가에 힘입어 상반기 매출도 48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설립 이후 초기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 비용으로 적자를 이어가던 LG마그나는 지난해 들어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지만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기차 캐즘의 영향으로 올 1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반토막 수준인 약 1547억 원을 기록하면서다. 영업이익도 적자전환했다. 업계에서는 LG마그나가 모터, 컨버터 등에 치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만큼 전기차 업황 악화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한다. LG마그나가 생산하는 모터, 컨버터 등 파워트레인은 전기차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중요하지만, LG전자(066570)와 LG전자의 또 다른 전장 자회사 ZKW가 생산하는 헤드램프,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비해 비전기차 시장으로의 확장성이 제한된다.
LG마그나가 분위기 반전을 이룬 데는 LG 그룹 차원에서 드라이브를 건 전장 비즈니스와 판로 다양화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LG 그룹은 올 초부터 전장 관련 계열사가 힘을 모아 국내외를 돌며 자사 전장 제품 포트폴리오의 경쟁력을 홍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올 3월 권봉석 LG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전장 관련 계열사 대표들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본사로 넘어가 벤츠의 올라 칼레니우스 최고경영자(CEO), 마르쿠스 셰퍼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비롯한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제품 쇼케이스를 진행하고 이들과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뒤이어 4월에는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효과도 가시화하고 있다. LG마그나와 현대차 그룹은 기아의 신형 전기차 EV9에 LG마그나 모터 부품을 적용하기로 했다. EV9은 현대차 그룹이 선보이는 첫 3열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기아차의 핵심 기술이 집약돼 있는 만큼 양사의 협력 전선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계약 건만 보면 큰 이익을 벌아줄 계약은 아닌 것으로 알지만 전기차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제품이 기아차의 핵심 모델에 들어갔다는 게 중요하다”며 “양사는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에서 이미 오랜 시간 신뢰를 구축해왔다. 이번 협력이 다른 모델과 계열사로 확장된다면 LG마그나를 비롯해 LG그룹 전장 사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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