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신도시급 규모…4조6000억원 추정
세계 최초·최대 규모 도시개발 수출 ‘눈앞’
7월 LH 동남신도시 개발 협력 MOU…8월 계획 승인 예정
박닌성 부성장 “박상우 장관이 LH 전 사장이었기 때문에 사업 빠르게 추진”
“베트남 박닌성 동남신도시 계획구역인 480만평(1600㏊(헥타르·1㏊는 1만㎡)) 전체로 보면 한국의 분당 신도시 규모 보단 조금 작고, 개발구역인 260만평(850㏊)로 보면 판교 신도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임현성 한국토지주택공사(LH) 베트남 지사장)
한자로 ‘북(北)’자와 ‘영(寧·편안할 영(녕))’자가 합쳐져 ‘북쪽에 평안한 땅’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박닌성(Bắc Ninh·北寧省)’.
지난 16일(현지시간)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베트남 하노이 시내에서 한시간 정도 떨어진 ‘베트남 박닌성 동남신도시’ 조성사업 현장을 찾았다.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는 동쪽으로 이어진 9번 고속도로를 타면 1시간 정도 걸린다.
도착하자마자 박닌성 동남신도시 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인근의 한 사회주택 옥상에 올라서니 광활한 땅이 펼쳐졌다. 이 곳이 우리나라의 민·관 합동의 첫 ‘K-신도시’ 수출지가 될 땅이다.
하노이 동측에 위치한 박닌성 동남신도시는 남쪽으로 꾸에보산단(900㏊)이 인접해 있어 한화, 팍스콘 등 규모가 큰 제조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서쪽으로 8㎞ 떨어진 곳에는 삼성전자(600㏊)가 있다. 이 곳의 매출액만 45조원 규모로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약 20%를 차지한다. 또 북쪽으로는 박장 산업 벨트(1000㏊)가 위치해 45개 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그만큼 박닌성은 베트남 전체에서 보더라도 산업도시이자, 소득이 상당히 높은 도시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이 사업은 ‘도시개발 협력 프로그램(UGPP)’를 통해 발굴된 1호 사업으로, 사업 초기부터 참여하기 위해 박닌성과 LH 등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박닌성 동남신도시 전체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총리로부터 승인 받았고, 지난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의 방베 당시 양국 정상 임석 하에 LH와 박닌성 간 UGPP MOU를 교환했다.
이후 지난 7월1일 베트남 총리 방한 시 LH와 박닌성 간 동남신도시 개발 협력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8월에는 이 도시개발 계획에 대한 구역 계획 승인이 예정돼 있어 LH가 현재 계획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LH는 박닌성 동남신도시의 계획 인구를 16만명, 가구수 5만가구로 예상하고, 내년부터 2060년까지 35년간 8단계에서 12단계까지 구분해 개발할 계획이다.
도시 계획에 대해서는 3대 목표·비전을 세웠다. 3대 목표·비전은 ▲사람 포용 도시 ▲복합 자족 도시 ▲스마트 연결 도시로, 박닌성 동남신도시뿐만이 아니라 UGPP 전체 사업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러한 비전을 성립하기 위해 LH는 동남신도시의 도시계획 컨셉을 ’15분 도시’로 잡았다. 임 지사장은 “집에서 공원이나 학교까지 도보로 15분 이내에 걸어서 접근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렇게 도보로 15분 이내에 접근을 하기 위해서는 반경 약 500m 정도의 거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남지구에 15개의 생활권을 구분해 각 15개의 중심에 학교를 배치, 그 주변에는 주택과 각종 인프라를 배치했다”며 “이러한 토지 이용 계획상에 Edu-Town, Canal Walk, Eco-Ring, Business Sport Medical 등 4가지 특화 계획을 수립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사업비는 토지 사업 기준(사전 타당성 조사 당시) 2조6000억원 규모가 추정되며, 주택 건축까지 포함하면 4조6000억원 규모가 예상된다.
이날 함께 현장을 둘러본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베트남을 포함한 전 세계 통틀어 이렇게 대규모로 신도시를 개발하는 건 처음일 것”이라며 신도시급 도시개발 수출 모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박 장관이 현장을 방문한 날에는 부언 꾸옥 뚜언(Vuong Quoc Tuan) 박닌성 부성장이 깜짝 방문해 우리나라에 대한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MOU(합의서)를 서로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적용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여기 계시는 박상우 국토부 장관이 LH의 전 사장이었기 때문에 이 사업이 빠르게 추진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LH가 베트남에서 진행하는 사업 중 대표적인 모델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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