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25년 7월 21일, 미국 테네시주에서 과학 교사 존 스콥스에 대한 재판이 벌어졌다. 단순한 법정 다툼을 넘어 과학과 종교의 대립, 진보와 보수의 갈등, 언론의 영향력, 민주주의의 위기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미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재판으로, 일명 ‘원숭이 재판’으로 불린다.
이 재판은 1920년대 종교적 보수주의가 강했던 시대에 찰스 다윈의 진화론과 종교적 가르침 사이의 충돌을 배경으로 한다. 과학 교사 존 스콥스가 공립학교 내에서 진화론를 가르치지 못하도록 한 테네시주 법률을 어기고 학교에서 진화를 가르쳤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테네시주는 1925년 ‘버틀러 법’을 제정해 공립학교에서 인간을 원숭이의 후손으로 가르치는 것을 금지했다. 스콥스는 이 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재판 결과는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양측 변호사들은 유명해졌고, 기독교 내에서는 기독교 근본주의와 자유주의 신학 사이에 격론이 벌어졌다. 이 재판에서는 비록 스콥스가 패했지만, 이후 다른 주에서 이와 유사한 소송이 진행되면서 각 주의 ‘반진화론 법안’에 대한 위헌 여론이 조성됐다.
또한,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 선점으로 충격을 받은 미국에서는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부각됐다. 이에 미국 주정부에서는 ‘국가방위교육법’이 제정됐고, 이에 근거해 과학 교과서의 집필자도 교육자에서 과학자로 넘어갔다. 생물학 역시 미국 생물학 연구소가 집필을 맡게 되면서 과학적 근거에 의해 진화론이 핵심 이론으로 설정됐다.
하지만 오늘날 진화론과 창조론 중 하나만 인정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주장에도 입증되지 않거나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생명체의 기원과 우주의 역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데 있어 진화론과 창조론의 대립은 단순한 과학적 논쟁을 넘어 사회, 정치,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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