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보다 1000억원 확대
카드론 잔액 40조6059억원
“리스크 우려…취급 줄여야”
국내 카드사들이 카드론으로 벌어들인 돈이 올해 들어 석 달 동안에만 1조2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가맹점 수수료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본업인 아닌 대출 상품에서 이익을 내고자 눈길을 돌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민 급전창구로 불리는 카드론의 잔액도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건전성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 등 국내 카드사 8곳이 벌어들인 카드론 수익은 총 1조18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늘었다.
카드론은 카드사가 고객에게 신용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대출을 뜻한다. 일반적인 신용대출과 달리 담보 및 보증, 서류제출 등 별다른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아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불린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의 카드론 수익은 2159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8.5% 증가하며 카드사 중 규모가 제일 컸다. 국민카드는 9.8% 늘어난 216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카드는 8.5% 증가한 215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카드는 1517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대비 9.7% 증가했다. 롯데카드도 15.5% 늘어난 1507억원을 기록하며 1500억원을 넘어섰다. 우리카드도 18.6% 늘어나 1051억원을 기록하며 1000억원을 돌파했다. BC카드는 547.0%의 증가 폭을 보였지만, 카드사 중 가장 적은 1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하나카드는 카드사 중 유일하게 같은 기간 대비 카드론 수익이 줄어들었다. 하나카드의 카드론 수익은 871억원을 기록하며 1.6% 감소했다.
카드론 수익이 늘어난 배경에는 카드사들의 전략적 선택이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낮은 가맹점 수수료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자 본업이 아닌 대출상품에서 이익을 내고자 카드론 규모를 늘렸다는 얘기다.
실제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카드론 잔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카드사 8곳의 카드론 잔액은 37조6314억원을 기록했으며, NH농협카드를 포함한 카드론 잔액은 40조6059억원으로 집계되며 역대 최다액을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카드사들이 카드론 취급을 줄이고, 건전성 관리에 나서야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들의 수입 70%는 가맹점 수수료부터 나온다”라며 “가맹점 수수료가 0.5%까지 떨어지다보니 카드사 입장에선 다양한 수입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에게 낮은 수수료를 강요하다 보니 풍선효과로 카드론 잔액이 늘고 있는 것”이라며 “경제 상황에 맞는 수수료 체계 확립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또 “카드론은 취약차주가 이용하는 만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카드론 취급을 서서히 줄여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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