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빗썸 공지 30분 만에 상향 조정
질세라 빗썸도 응수…코빗도 2.5%까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는 이용자에게 예치금 이용료를 지급하게 됐다. 거래소들은 시행 날에 맞춰 예치금 이용료 이자율을 처음 공개했는데, 각 거래소들이 새벽까지 실시간으로 이자율을 상향 조정하는 등 ‘고지전’을 벌였다.
2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날인 19일까지 예치금 이용료 이자율을 공지했다.
이용자보호법에는 가상자산 이용자의 자산 보호 조항이 포함된다. 거래소들은 이용자의 예치금을 은행에 보관·관리해야 한다. 예치금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은 이용자에게 예치금 이용료를 지급해야 한다.
앞서 고팍스는 18일 전북은행과의 협의를 통해 예치금 이용료 이자율을 세전 기준 1.3%로 책정했다. 같은 날 코인원도 1%로 공지했다.
19일 업비트와 빗썸, 코빗은 오후10시까지 예치금 이자율을 공지하지 않으며 눈치싸움을 벌였다. 결국 업비트가 오후10시9분 예치금 이용료 이자율을 1.3%로 정했다고 공지했다.
그러자 빗썸이 오후11시20분께 ‘업계 최고 수준’의 타이틀을 내세우며 2%의 이자율을 밝혔다. 연이어 코빗도 오후11시26분께 1.5%의 이자율을 알리며 5대 가상자산 거래소 모두 예치금 이자율을 공개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거래소들의 이자율 평균은 1.42%였다.
그러나 오후11시59분께 업비트가 갑자기 2.1%로 이용료 이자율을 높이며 승부수를 띄웠다. 빗썸을 의식한 듯 2%보다 0.1% 높인 수치를 내세운 것이다. 이에 지지 않고 빗썸도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 곧장 2.2%로 재공지하며 응수했다.
조용히 지켜보던 코빗까지 가세해 새벽1시께 2.5% 이자율로 쐐기를 박았다. 빗썸보다 0.3% 높은 수치를 제시하며 현재까지 가장 높은 이자율을 제공하고 있다. 5대 가상자산거래소 이자율 평균은 1.82%로 상향됐다.
코빗 관계자는 새벽에 갑자기 이자율 변경 공지한 것에 대해 “1.5%에서 2.5%로 높인 것은 사업적으로 비용효익 따져서 결정한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이용자 편익 증대와 홍보 효과를 동시에 잡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거래소들의 이자율 전쟁은 실시간으로 커뮤니티에 퍼졌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거래소들의 경쟁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이래서 독과점이 아닌 경쟁 체제가 이용자에게 좋다”, “다른 거래소들도 이자율을 올리지 않을까”, “2%대 이자율이면 파킹통장 수준이다”라는 반응을 내놨다.
이처럼 거래소들이 새벽까지 이자율 전쟁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24시간 돌아가는 가상자산 투자 환경이 꼽히기도 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투자 시장이 24시간, 365일 운영되다 보니 밤에도 서로 공지를 변경하는 재밌는 상황이 나오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업비트는 케이뱅크, 빗썸은 NH농협은행, 코인원은 카카오뱅크, 코빗은 신한은행, 고팍스는 전북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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