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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75L 종량제봉투, 환경미화원 ‘골병’ 줄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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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종량제봉투) 직접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조그마해 보여도 엄청 무거워요”

18일 오후 11시 20분쯤 서울 성동구 용답동 용답시장 내에서 만난 3년 차 환경미화원 A 씨(남·45)는 20L 가정용 종량제봉투를 들어 보이며 한숨을 쉬었다. A 씨는 “가벼워 보이지만 젖은 쓰레기나 음식물 같은 걸 넣은 경우가 많다”며 “일하다 보면 (종량제봉투) 열에 아홉은 무겁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환경미화원들을 괴롭히는 것은 75L와 50L 중대형 종량제봉투다. 보통 크게 무거운 물건이 담기기 때문에 20L 종량제봉투와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환경미화원들의 부상도 이런 중대형 종량제봉투를 옮기다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환경미화원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75L 종량제봉투를 퇴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뜸한 날도 2.5톤 트럭 7대 분량 처리…매일 20L 봉투 약 3000개 처리

이날 밤 용답시장에서 만난 14년 차 환경미화원 B 씨(남·46)는 많은 양의 쓰레기를 처리하다 보면 허리를 다치는 경우가 잦다고 토로했다. B 씨는 “매일 나오다 보니까 어깨 같은 곳이 나갈 때가 많은 편이다”며 “뜸한 날도 2.5톤 트럭으로 7대 분량은 나오니까 양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2.5톤 트럭 7대 분량을 20리터 종량제봉투로 환산하면 약 3000개 수준이다.

이날 성동구의 오후 11시 기온은 24.9도로 사실상 열대야(25도)가 나타났다. B 씨는 잠시 숨만 돌리고 곧바로 쓰레기봉투를 옮기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환경부는 2022년 11월 지침을 마련해 75L 종량제봉투는 19kg, 50L 종량제봉투는 13kg까지 폐기물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 환경미화원들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였지만 실제로는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게 환경미화원들의 설명이다. A 씨는 “4년 전에 (무게 제한) 기준이 생겼다고 듣긴 했지만 무거운 건 여전해서 다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렇게 일하는 도중에 다치는 환경미화원은 해마다 느는 추세다.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년~2023년 7월) 환경미화원 부상 사고는 △2019년 5764건 △2020년 5818건 △2021년 6456건 △2022년 6898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작아지는 종량제봉투, 반기는 미화원들

서울시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종량제봉투를 소형화하는 방식으로 환경미화원 부담을 덜고 있다. 서울시에서 먼저 75L 종량제봉투 생산을 하는 자치구에 공문을 보내 중단 검토를 부탁했고, 자치구에서 논의를 거쳐 75L 종량제봉투 생산을 멈춘 것이다. 2024년 7월 기준, 서울시 자치구 25곳 중 △성동구 △동대문구 △은평구 △양천구 △강서구 △영등포구 △서초구 등 7곳이 75L 종량제봉투 생산을 중단한 상황이다.

이 중 가장 최근 75L 종량제봉투 생산을 중단한 곳은 양천구 관계자는 “(쓰레기 수거) 대행업체들과 논의를 했더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다만 (큰 봉투를 쓰는) 인테리어 업체 등은 민원이 있을 수 있어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시행 중인 자치구 상황을 보고 향후 다른 자치구에서도 내년에 (75L 종량제봉투 중단)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75L 종량제봉투 퇴출을 일제히 반기고 있다. 서울시가 올해 환경미화원 67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종량제봉투 최대 용량을 50L 이하로 제한하는데 88%가 찬성했다. B 씨는 “큰 봉투에 (분류하지 않고) 막 넣어두면 그만큼 더 무거워진다”며 “봉투 크기를 줄이면 그만큼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머니s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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