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출범한 필리핀 패스트푸드
잇따라 한국 ‘커피 가맹점’ 인수해
필리핀서 맥도날드ㆍKFC 등 앞서
쌀밥ㆍ스파게티 등 ‘메뉴’ 주효해
필리핀 외식기업 ‘졸리비푸즈(졸리비)’가 한국 커피 가맹점 컴포즈커피를 인수했다. 지난 2일 공개된 매각 금액만 3억4000만 달러(약 4700억 원)에 달한다.
앞서 졸리비는 2019년 국내 커피 브랜드 커피빈을 인수했다. 이후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숨 고르기에 들어섰다. 올해는 컴포즈커피까지 거머쥐면서 국내 저가 커피 전문점 시장에서 점차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필리핀 졸리비, 한국 영토 확대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의 한국 투자가 단순히 커피에 국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가맹점만 2000개를 훌쩍 넘는 컴포즈커피를 인수하면서 지역별 상권과 소비 계층, 외식 트렌드와 지출 특성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한국 외식업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대표 패스트푸드 졸리비가 존재한다.
졸리비는 1978년 중국계 필리핀인 ‘토니 탄’이 세웠다. 마닐라의 대표 서민 지역 ‘쾌존’에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열었던 게 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 이름은 즐거운 벌, 신나는 벌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필리핀 현지에서 KFC는 물론, 맥도날드 아성까지 무너트린 토종 패스트푸드라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가격은 필리핀에 진출해 있는 맥도날드ㆍKFC 등과 큰 차이가 없으나 고를 메뉴와 가격대가 넓은 편이다.
맥도날드와 KFC 아성 무너트린 졸리비
간편한 패스트푸드지만 현지 사정은 조금 다르다. 명목임금은 물론 필리핀의 1인당 실질임금이 주변국보다 낮은 편이다. 때문에 “대중적이고 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는 아니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지 중산층이라도 매일매일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는 뜻이다. 흡사 필리핀 일부 지역에서는 졸리비가 우리나라의 ‘고급 패밀리 레스토랑’처럼 여겨지고 있다.
다행히 최근 필리핀의 경제 사정이 조금씩 나아지면서 졸리비에 대한 인식도 변하고 있다. 중요한 날 찾는 졸리비에서, 자주 먹어도 부담되지 않는 패스트푸드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쌀밥이 포함된 메뉴가 주효…맛은?
무엇보다 맥도날드와 KFC 아성을 무너트린 결정적인 비결로 △쌀밥과 △스파게티가 포함된 독창적 메뉴가 꼽힌다.
대표 메뉴 ‘햄버거 스테이크’는 쌀밥과 햄버거 패티를 곁들였다. 빵 없이 밥과 고기를 내놓고 그 위에 그레이브 소스를 얹은 것. 동남아시아답게 쌀알이 가늘고 찰기가 적은 ‘안남미’가 나온다.
맛은 달고 짠 편이다. 연평균 기온과 습도가 높은 현지 특성에 맞춰, 염분을 보충하기에 충분하다. 별도의 보조 메뉴 없이 단품 메뉴와 탄산음료 하나만 있어도 충분히 먹을 수 있다.
경쟁사보다 메뉴 가격은 소폭 낮은 편인데 그만큼 양도 부족하다. 한국 교민 대부분 “맛은 있는데 양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매번 2인분씩 주문한다는 한국 성인 남성도 제법 많다.
필리핀의 자존심…전 세계 매장만 1500곳
나라마다 토종 패스트푸드가 있다. 일본은 모스버거, 중국에서는 디코스가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이들 대부분 글로벌 프랜차이즈에 밀려 제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은 롯데리아도 마찬가지다.
다만 필리핀은 사정이 다르다. 스페인과 미국의 식민통치를 받았던 만큼 자국 고유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추종성이 크다. 특히 자국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뚜렷하다. 졸리비가 필리핀에서 맥도날드에 맞설 수 있었던 큰 이유 가운데 하나다.
여전히 졸리비 한국 진출은 미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미 포화상태인 패스트푸드 시장에 쉽게 뛰어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커피빈과 컴포즈커피를 속속 인수하며 세력을 확장 중인 만큼, 이전보다 한국진출 가능성이 커진 것은 분명하다.
지난해 기준, 미국과 캐나다에 들어선 졸리비 매장만 100여 곳에 달한다. 전 세계에 1500개가 넘는 졸리비 매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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