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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공멸 위기에 처한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사업 재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석화 업계와 정부는 19일 기업 간 인수합병(M&A)과 매각을 지원할 수 있도록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LG화학(051910)의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과 롯데케미칼(011170)의 말레이시아 생산기지 LC타이탄 매각 등 시계 제로 상황에 놓였던 구조조정도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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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석화 업계가 기활법 적용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글로벌 공급과잉이 장기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열린 석화 업체 사장단과의 간담회에 대해 “참석자들은 글로벌 석화 산업은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의 공급과잉을 기록했으나 중국의 공격적 증설 지속 및 오일 피크 현실화에 따른 중동의 추가 증설 리스크로 업황이 단기간 내 회복되기 쉽지 않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실제 중국과 중동이 생산하는 석유화학제품이 대규모로 시장에 쏟아지면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수익성은 급감하는 상태다. 롯데케미칼은 1분기에 135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고 LG화학 또한 1분기에 석유화학 부문에서 312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기업들은 연초부터 공장 가동 중단과 감원 등 사실상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채산성이 낮은 한계 사업도 정리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각각 편광판 사업을 처분했고 해외 자회사 지분 매각 또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밀린 범용 제품의 생산량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NCC를 비롯한 국내외 설비 매각이 구조조정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M&A에 뒤따르는 각종 세금과 시황 악화로 인한 낮은 시장가치로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정부는 기활법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 기업들이 구조조정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방안으로 봤다. 특히 2016년 기활법의 첫 사례인 한화케미칼과 유니드의 사업 재편이 성공적이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활법은 기업 간 보유 주식을 교환하는 경우 양도차익에 대한 소득세와 법인세를 주식 처분 시까지 늦출 수 있다. 증권거래세(장외거래 비상장 기준 0.35%)도 면제한다. 재무 건전성을 위해 자산을 양도해 채무를 상환하는 경우 상환액은 3년간 이연 후 3년간 분할 납부가 가능하다.
간이 합병과 소규모 합병 시 주주총회 의결이 아니라 이사회 승인으로 갈음하는 간소화된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 공정거래법상 자회사·손자회사에 대한 최대 지분 보유(상장법인 30%) 규제는 최장 5년간 유예기간을 둘 수 있다. 일반적인 지주회사의 부채비율은 자본 총액의 200% 이내로 제한되지만 기활법상 사업 재편 계획 승인을 받은 지주회사는 신규로 자회사를 편입하는 과정에서 부채비율 한도를 초과해도 3년간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저리 대출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석화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금리라 (사업 재편을 위한) 자금을 조달할 때 어려움이 있다”며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날 회의에서도 석화 업계 사장단은 적극적인 인센티브와 정책금융 확대 등을 요청했다. 과감한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확실한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조세특례제한법상 신성장 동력 기술로 석화 친환경 공법 등이 반영돼 있으나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업종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는 게 석화 업계의 토로다.
범용 제품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이끌기 위한 금융 지원도 요구했다. 석화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친환경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금융 지원에 더해 정부의 환경 규제나 일정 수요 창출 보장 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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