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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은 지역별로 양극화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조달금액이 무려 73% 감소한 반면 미주 지역은 같은 기간 67% 증가했다. 한국은 2022년 이후 국내 최대 규모의 IPO인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 영향으로 조달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25%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EY한영은 19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2분기 EY 글로벌 IPO 트렌드 리포트’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글로벌 IPO 시장은 551건의 상장을 통해 총 522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건수로 12%, 조달 금액으로 16% 감소한 수치다. 지역별로 편차가 심했는데 미주와 유럽·중동·인도·아프리카(EMEIA) 지역은 IPO 수요가 강세를 보였다. 미주 지역에서 IPO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86건, 조달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178억 달러로 집계됐다.
EMEIA 지역은 유럽과 인도의 활약으로 249개 기업이 상장을 통해 240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건수로 46%, 조달 금액으로 89% 급증한 규모다. 글로벌 전체 IPO 건수의 45%, 조달 금액의 46%를 점유한 EMEIA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글로벌 점유율을 달성하며 전체 글로벌 IPO 시장을 견인했다.
반면 한때 IPO의 중심지였던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정학적 긴장, 선거, 경기 둔화, 고금리, 시장 유동성 감소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시장 분위기와 투자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신규 상장 216건으로 104억 달러를 조달하는데 그쳐 전년 동기 대비 건수로는 43%, 조달 금액 기준으로는 73% 하락했다. 중국 본토의 규제 강화와 홍콩의 유동성 및 투자자 신뢰 하락 영향으로 중화권(중국·홍콩·대만) 시장에서 건수가 64%, 조달 금액이 81% 급감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해 상반기 한국에서는 총 27건의 IPO가 성사돼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으나, 약 15억 달러를 조달해 규모는 68% 늘어났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IPO 건수가 450% 급증한 산업재 섹터가 회복세를 보이며 한국 전체 IPO 건수의 40% 이상, 전체 조달 금액의 50%를 차지했다. 이 중에는 2022년 이후 국내 최대 규모의 IPO인 HD현대마린솔루션이 포함된 영향이 컸다. 그럼에도 2023년 하반기와 비교했을 때 상반기 한국에서 발생한 IPO 건수는 45%, 조달 금액은 25% 하락한 수준이다.
섹터별로 살펴보면 글로벌 IPO 시장에서 산업재 섹터는 한국, 인도, 말레이시아에서의 활발한 활동에 힘입어 115건이 상장하며 IPO 건수 기준 선두를 차지했다. 기술 섹터는 102건으로 108억을 기록해 조달 금액 기준 1위를 차지했다. 이 중 52%가 미국에서 조달됐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사모펀드(PE) 및 벤처캐피털(VC)의 펀딩을 받은 대형 IPO가 급증했다. 이러한 IPO에서 조달한 금액 비중이 2023년 상반기 9%에서 2024년 상반기 41%까지 늘어났다. 이런 추세는 미주 지역에서 두드러졌는데, 미주 지역 전체 조달 금액의 74%가 PE·VC 펀딩을 받은 기업에서 발생했다.
박정익 EY한영 감사부문 마켓 본부장은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기업들이 고위험 지역을 피하고 보다 유리한 규제 환경을 찾아 대체 IPO 시장을 모색하고 있다”며 “IPO를 고려하는 기업들은 급변하는 IPO 환경에서 규제, 공모가, 시의성 등 최신 시장 정보에 입각한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보다 해외 증시에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있으며, 특히 올 상반기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인 미국 증시와 같은 전 세계 금융 동향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현재 국내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밸류업이 이루어져야 하고 IPO의 활성화가 시장에 미치는 기대와 영향은 더욱 중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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