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SDI가 유럽에서 특허권 확보에 적극 나선다. 전고체 배터리를 앞세워 ‘기술 초격차’ 전략을 지속한다.
19일 유럽 특허청(EPO)에 따르면 하영기 삼성SDI 법무팀 상무는 지난 3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유럽에서 특허 출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삼성SDI의 여정을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제조사에서 시작해 IT 기기부터 전기차·에너지저장시스템(ESS)까지 배터리 제품군을 확대했고, 2014년 당시 제일모직으로부터 전자재료 사업을 인수해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완벽히 변신했다고 부연했다.
하 상무는 “혁신적인 기술로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구현하겠다는 삼성SDI의 비전을 제시하고 싶다”며 “이를 달성하고자 끊임없이 기술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령 지난해 화재 위험을 크게 줄여 ‘게임 체인저’로 평가되는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생산라인을 깔았다”고 덧붙였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꿔 안정성과 에너지밀도 모두 향상된 제품이다. 삼성SDI는 지난 2022년 3월 국내 배터리 제조사 중 최초로 연구소 내 6500㎡(약 2000평) 규모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생산라인을 착공했다. 작년 4분기부터 시제품 생산에 돌입했으며, 고객사와 테스트를 진행해 2027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지난 3월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에서도 전고체 배터리 양산 의지를 밝혔었다. 현재 각형 배터리보다 약 40% 향상된 에너지밀도를 자랑하는 900Wh/L 전고체 제품을 생산한다는 포부다.
삼성SDI는 전고체를 비롯해 차기 배터리 연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SDI는 2022년 배터리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연구·개발(R&D)에 1조원 이상 투입했다. 작년에는 전년(1조764억원) 대비 5.5% 증가한 1조1364억원을 쏟았다.
R&D에 진심인 만큼 특허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하 박사는 “모든 출원인은 고품질 특허를 취득하길 열망한다”며 “고품질 특허란 발명품의 특징을 명확히 정의하고 미래 제품의 범위를 포괄할 사양을 명시한 특허”라고 정의했다.
EPO의 역량도 호평했다. 하 상무는 “EPO 심사관은 출원인이 무효 심판이나 침해 소송에 대응할 수 있도록 탄탄한 특허권 확보를 지원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자질을 갖췄다고 널리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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