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시름이 여전하다. 피해자 수가 2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공식 집계됐지만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피해자법) 개정안을 놓고 22대 국회에서 여야 대립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주무부처 수장인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피해자 면담은 커녕 “덜렁덜렁 전세계약”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가운데 피해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
합리적 대안 도출 지지부진
━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각각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3건을 최근 발의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여야가 각각 대표 발의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3건을 법안심사 소위원회에 회부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성원 의원(경기 동두천시양주시연천군을),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염태영 의원(경기 수원시무)과 같은 당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나섰다. 이 가운데 김 의원과 염 의원이 낸 법안은 각 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법안이다.
국민의힘 법안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경매로 낙찰 받아 피해자에게 공공임대 장기 제공 기회를 주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민주당 법안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이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해 전세 사기 피해자의 임차보증금 반환 채권을 공공 매입하는 이른바 ‘선구제 후회수’ 방식이다. 지난 21대 국회서 폐기된 법안에 비해 피해 보상 대상을 ‘이중계약·깡통전세 피해자’로 넓히는 방안도 포함됐다.
전세사기 특별법을 당론으로 채택한 여야는 빠른 법안 처리를 통해 피해자 구제 노력을 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한다. 다만 여야는 전세사기특별법 시행이 1년이 채 남지 않은 만큼 빠른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구제 방식에는 큰 차이를 보여 대립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
문제의식 부족한 국토부 수장
━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여전히 한숨짓고 있다. 관련 특별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의 대립이 이어진 데다 박 장관은 “덜렁덜렁 전세계약” 발언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그동안 피해자를 만나 문제 해결을 위한 면담조차 진행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지난달 25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 관련 청문회에 출석했던 박 장관을 질책했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한 번도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만나지 않은 것은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박 장관은 “소홀했던 측면이 있었다”며 고개 숙였지만 이후에도 특별한 행보를 보이진 않았다.
여야의 대립과 박 장관이 부족한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동안 전세사기 피해자는 누계 2만명 돌파가 눈앞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전체회의를 3회 개최해 2132건을 심의하고 총 1496건에 대해 전세사기 피해자 등으로 최종 가결했다.
212건은 보증보험과 최우선변제금 등으로 보증금 전액 반환이 가능해 요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고 312건은 요건 미충족으로 부결됐다.
상정안건(2132건) 가운데 이의 신청은 총 342건이다. 342건에서 230건은 요건 충족여부가 추가로 확인돼 전세사기 피해자 및 피해자 등으로 재의결됐다. 그동안 위원회에서 최종 의결된 전세사기 피해자 등 가결 건은 총 1만9621건(누계), 긴급 경·공매 유예 협조요청 가결 건은 총 857건(누계)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