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남해인 김종훈 기자 = 서울 전역에 발령됐던 호우 경보가 해제된 이후 18일 오후 6시쯤 시민들은 폭우를 뚫으며 얼굴이 일그러졌던 출근길과 달리 밝은 표정으로 퇴근길을 재촉했다.
서울 중구 광화문역 일대 시민들은 저마다 출근길에 쓰고왔던 우산을 손에 들고 있었다. 비가 그쳤지만 그대로 신고 있는 장화와 고무 소재 슬리퍼엔 출근길 사투를 짐작케 하는 흙탕물 흔적이 묻어있기도 했다.
잦아든 비에 발걸음은 가벼워졌지만 오락가락 하는 날씨에 계획이 틀어져 아쉬워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광화문에서 문래동으로 퇴근하는 문 모 씨(29)는 “저녁 약속이 있었는데 오늘 호우 경보가 발령되는 걸 보고 오전에 일찍 취소했다. 몇 달 전에 잡아둔 약속인데 결국 비도 안 오고, 취소해서 아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장마 기간에 비가 계속 왔는데 날이 오락가락 하니까 참 이상하다. 기후가 변한 건가”라며 한숨을 쉬었다.
을지로에서 분당으로 퇴근하는 신 모 씨(29)도 “어제 저녁에 비가 많이 오길래 미리 오늘 저녁 약속을 취소했다. 아침에 비가 쏟아져서 취소하길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거짓말 같이 비가 그쳤다”고 허탈해했다.
붐볐던 출근길을 떠올리며 비가 그쳐 안도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을지로에서 성북구 종암동으로 퇴근하는 20대 남성 A 씨는 “요즘 비가 많이 와서 저녁에 산책하는 걸 좋아하는데 많이 못 했다. 오늘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다”며 경쾌하게 걸음을 옮겼다.
을지로에서 노원구 하계동으로 퇴근하는 60 여성 B 씨는 “아침에 7시 50분에 나왔다가 오는데 3시간이나 걸려서 지각을 크게 했다”며 “퇴근길도 막힐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쳐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역에서 퇴근하는 허 모 씨(27)는 “비가 오면 제일 걱정되는 게 평소보다 지하철 사람 몰리는 것이다. 여의도역은 조금만 늦어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지하철 2번은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허 씨는 “습도도 높아서 사람이 많으면 짜증이 나는데 퇴근길엔 비가 그쳐서 좋다”며 웃었다.
18일 오전 서울 등 수도권에 시간당 ‘물폭탄’ 폭우가 내려 호우 경보가 발령됐다. 전날 오전부터 18일 오전 11시 최고 634㎜(파주 판문점)의 비가 쏟아졌다. 오후 4시쯤 소강 상태를 보이면서 기상청은 서울에 발령했던 호우 경보를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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