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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100조원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기업 탄생이 각사 이사회 문턱을 넘어,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시장의 반응은 어떨까.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은 소액주주 지분 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49% 수준이라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비상장사인 SK E&S의 재무적 투자자는 3조원 가량의 상환우선전환주(RCPS)를 들고 있는 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KKR)다. 가치 산정이 예민할 수 밖에 없었단 의미다. 1:1917417의 합병 비율은 SK E&S 가치를 SK이노베이션과 비슷한 수준으로 본 것으로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모두를 만족 시켰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이번 합병에 대해 긍정적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에너지 부문을 통합해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당장의 재무 위험을 벗어나 배터리 등 미래 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18일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두고 시장에선 이해득실을 놓고 갑론을박으로 뜨거웠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종일 방향성을 못 찾고 헤맸다. 이날 7% 넘게 치솟았다가 하락 반전, 다시 반등을 거듭하다 끝내 3.17% 떨어진 11만5900원에 장을 마쳤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순차입금만 17조원을 넘겼다. 세전이익 4배를 넘기는 수준이다. 올해도 설비투자액 9조원이 예정돼있고, 내년에는 6조원 가량을 추가 투입해야하는 상황이다. 상당한 비중이 SK온의 증설과 관련한 투자인데, 현재 SK온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하며 출혈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현금창출력이 좋은 SK E&S와의 합병은 자금 조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SK E&S가 연간 1조원대 영업이익을 꾸준히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이 정유·화학 사업 외에 발전 사업을 추가하면서 현금흐름 개선에 긍정적”이라며 “이익체력 확보 및 추가 투자여력 확보도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SK이노베이션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기준 시가로, SK E&S는 자산 및 수익가치로 합병비율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순자산가치로만 따지면 SK E&S의 약 4배 수준이나, 기준시가로 평가하면서 SK E&S와 비슷한 수준으로 합병비율을 결정했다. 따라서 합병으로 인해 자산은 27%가량 늘어나지만 발행주식수는 58%가 늘어 주주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 기존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날 박상규 사장은 “현재의 수익력과 미래 성장을 감안하면 적정한 합병 가치”라며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SK E&S는 수익성과 자산을 따졌을때 예상보다 가치가 낮다고 평가할 여지가 있다. SK E&S가 2021년 KKR로부터 자금조달을 받을때 평가받은 기업가치가 24조원 수준인데, SK이노베이션의 시가총액이 11조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KKR의 RCPS는 2026년부터 주식 전환 및 상환 요구가 가능하다.
재무구조 개선에는 도움이 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RCPS와 부채 규모를 고려하더라도 신주발행으로 인한 주주가치 희석보다 기업가치가 높다고 본다”며 “오히려 일찍 RCPS 해결할 수 있어 우려를 해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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