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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하고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축이 된 ‘팀코리아’가 약 24조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뚝심과 세일즈 수완이 재조명 받고 있다.
18일 두산에너빌리티에 따르면 회사는 해외수출 1호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주기기를 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체코 원전 최종 계약까지 팀코리아의 일원으로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체코 정부는 테멜린 지역 2기(3·4호기) 원전을 추가 건설할 경우 한수원에 우선협상권을 주는 옵션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전 최대 4기를 건설하게 되면 전체 사업비는 3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수원이 내년 상반기 중 최종 계약을 완료하게 되면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 1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공급하고, 증기터빈 등 2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가 공급하게 된다.
이번 수주전에서 빛난 건 박 회장의 수완이다. 지난 5월 직접 체코 프라하로 날아가 체코 정부 및 금융사 등 현지 100여개 기업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신규 원전 사업 수주를 지원하는 행사를 주관한 바 있다. 세일즈맨을 자처하며 총력전을 벌였단 의미다. 두산은 에너지 및 기계산업 분야에서 오랜 기간 체코 정부를 비롯해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의 핵심 설비와 핵연료 취급설비, 핵연료 운반 용기 및 원자로 계통 보조기기의 대부분과 국내외 화력발전소 핵심 주기기, 담수 설비 등을 공급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원전 수주를 전제로 스코다JS, MICO 등 현지 발전설비 기업들과 원전 주기기와 보조기기 공급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앞서 두산은 해외수출 1호인 UAE 바라카 원전에 성공적으로 주기기를 공급한 경험도 갖고 있다. 박 회장은 “15년 만에 다시 도전하는 해외원전 수주에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문재인 정부에서 강력히 밀어부친 탈원전 정책의 영향에 그룹 전체가 흔들린 바 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내몰렸지만 사업을 떼었다 붙였다, 때로는 매각하며 정상화에 성공했다. 지금은 당시 팔았던 회사를 되사는 등 고공성장 가도를 밟고 있다. 그룹 전반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한 게 바로 박 회장이다. 원전에 대한 투자 역시 뚝심으로 밀어부쳤고 이번 성과의 중요한 바탕이 됐다.
1869년에 설립돼 1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체코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는 터빈 전문 제조사로 원자력 발전소에 들어가는 증기터빈을 생산하고 있다. 두산에 합류한 2009년 이후부터는 유럽을 넘어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두산스코다파워는 사업장이 위치한 플젠 시에서 전문 기술인 양성 등의 활동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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