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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이 문화사업의 핵심이자 해외진출의 첨병인 ‘CJ CGV’의 해외 자회사 주식 추가 취득에 나선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인기로 영화 산업이 예전만 못한 상황 속에서도 대규모 자본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CGV가 그룹 문화사업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이를 통해 CJ그룹이 중국은 물론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영화 사업 확장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려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
18일 CJ는 전날 자회사인 CJ CGV가 중국의 지주회사 계열사인 CGI홀딩스 주식 19만8830주를 약 1263억원에 추가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CJ 측은 주식 취득의 목적에 대해 “종속회사 지분 확대”라고 밝혔다.
이번에 CJ CGV가 취득하는 지분은 FI(재무적투자자)가 보유한 지분 중 일부다. FI는 MBK와 미래에셋증권PE 컨소시엄으로 이들은 2019년 CGI홀딩스가 발행한 전환우선주(CPS) 28.57%를 3336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CGI홀딩스의 홍콩 증시 상장을 전제로 이뤄진 거래였지만, 영화산업 침체로 기존 목표로 했던 IPO(기업공개)가 끝내 불발됐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FI들이 모건스탠리를 지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CGI홀딩스의 신규 FI를 찾는 작업에도 착수했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CGI홀딩스는 코로나19 사태와 OTT 사업의 성장으로 혹독한 침체기를 겪어왔다. 2021년 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CGI홀딩스는 지난해 순손실을 193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고꾸라졌다.
이러한 상황 속 CJ CGV가 CGI홀딩스의 지분을 재매입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대중문화의 대표 격인 영화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뚝심 있게 밀어붙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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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회장 역시 평소 “전 세계인이 매년 2~3편의 한국 영화를 보게 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을 만큼, 한국 영화의 해외 진출 강화에 신경을 많이 써온 것으로 전해진다. 또 해외 영화관 사업이 회복세를 타기 시작한 것도 CJ그룹이 사업을 힘 있게 밀어붙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CJ CGV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각각 시장 점유율 1·2위 사업자로 자리를 공고히하고 있으며, 중국 시장에서도 4~5위권으로 기반을 어느 정도 다져 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CGI홀딩스 전체 매출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과 홍콩에선 올해 3월 말 기준 124개의 극장과 984개의 스크린을 운영 중에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CJ그룹에 있어 문화사업은 정체성과 다름없다. 특히 CGV가 그룹 문화사업의 핵심 근간인 만큼, 앞으로도 CGV를 향한 그룹의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룹의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한국 영화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금의 위상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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