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삼성자산운용의 만기매칭형 채권 ETF(상장지수펀드) 상품들 사이에서 상반된 자금이동이 나타났다. 금리인하에 따른 시세차익 기대와 신용등급에 따른 수익률 차이가 자금 유출입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채권형 ETF 중 최근 1주간 자금 순유입 1위는 1949억원이 몰린 ‘KODEX 25-11 은행채(AA-이상) PLUS액티브’, 순유출 1위는 1243억원이 빠진 ‘KODEX 24-12 은행채(AA+) 액티브’였다.
해당 상품들은 모두 삼성자산운용의 만기매칭형 채권 ETF다. 일반적인 채권형 ETF는 상장폐지 사유가 없을 경우 존속기한 없이 지속 보유가 가능하다. 또 고정 듀레이션(채권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민감도)을 추구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편입하는 채권 교체도 이뤄진다.
반면 만기매칭형 상품은 만기가 존재해 비슷한 만기의 채권들을 편입한다. 남은 존속 기한에 따라 듀레이션이 달라진다. 만기매칭형 ETF는 만기 이후에는 상장폐지되고 YTM(만기기대수익률) 수준의 수익이 지급된다.
같은 수익구조를 가진 상품인데다가 운용사가 같은데도 두 상품의 최근 자금 흐름이 다르게 나타난 건 금리인하에 따른 시세차익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만기매칭형 채권 ETF는 기준금리 인하 시 편입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딜사이트경제TV에 “KODEX 24-12 은행채(AA+) 액티브는 은행채에 100% 투자하는 반면, KODEX 25-11 은행채(AA-이상) PLUS액티브는 레포펀드 전략을 활용해 만기 채권에 170%까지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포펀드란 일종의 채권 레버리지 펀드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손실이 더 커지지만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수익이 더 커진다. 기준금리 인하에 배팅한 투자자들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만기가 길어지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KODEX 25-11 은행채(AA-이상) PLUS액티브는 만기가 내년 11월까지로, KODEX 24-12 은행채(AA+) 액티브의 만기일인 올해 12월보다 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채권은 만기가 가까워지면 듀레이션이 감소해 금리에 따른 변동성이 작아지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금리인하가 예상되지만 시점이 불확실할 경우 만기가 긴 채권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회 연속 동결한 만큼 향후 미국 기준금리 인하 이후가 국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시기를 올해 9월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지난 11일 통화정책방향 발표에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와 폭에 대한 기대 변화, 미국의 정치 상황으로 장기 국채금리가 상당폭 등락했다”고 언급했다.
편입 채권의 신용등급에 따른 수익률 차이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AA-등급 이상부터 편입하는 KODEX 25-11 은행채(AA-이상) PLUS액티브는 AA+등급 이상 상품만을 편입하는 KODEX 24-12 은행채(AA+) 액티브에 비해 수익률이 더 높다. 이날 기준 최근 3개월 수익률은 KODEX 25-11 은행채(AA-이상) PLUS액티브가 1.45%, KODEX 24-12 은행채(AA+) 액티브가 0.92%로 0.53%p 차이였다.
한편 KODEX 25-11 은행채(AA-이상) PLUS액티브는 은행채뿐 아니라 카드, 캐피탈 등 여전채도 함께 편입하고 있다. 총보수는 KODEX 25-11 은행채(AA-이상) PLUS액티브가 9bp(베이시스포인트)로 KODEX 24-12 은행채(AA+) 액티브 5bp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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